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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기사(우측)한국영화

IMF 막을 수 있었을까?

국가부도의 날 스틸컷

1995년 3월 2일 ‘아시아의 4마리 용’ 진입, 이듬해 12월 12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 1997년 1월 23일 재계서열 14위 한보그룹 주력 계열사 한보철강 부도, 11월 21일 IMF 구제금융 요청 발표, 12월 3일 IMF 한국에 550억불 긴급지원 협정 체결.

30대 중반 이상이라면 누구나 기억하고 있는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여파를 소재로 한 영화 <국가부도의 날>이 19일 기자시사회를 개최했다.

이 영화는 IMF 당시 정부에서 비밀스럽게 대책팀을 가동 했었다는 기사 한 줄에서 영감을 얻어 사실을 기반으로 상상력을 보태서 만들어졌다. 따라서, 이 영화에 등장하는 한국은행 통화정책팀 한시현 팀장(김혜수 분) 등은 실제 인물이 아니므로 영화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선 곤란하다.

하지만, 전체적인 큰 줄거리는 사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에 그 시절을 살지 않았던 이는 당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IMF로부터 돈을 받게 됨으로써 우리는 많은 것을 잃었다. 당시 자살률은 40%나 늘어났고, IMF의 요구로 ‘노동 유연화’ 조치로 인해 비정규직과 실업자가 수 백만 명이나 양산됐다.

2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비정규직 문제 등이 해결되고 있지 않은 것에 대해 진보적 학자들도 1998년 들어선 김대중 정부가 이른바 ‘무기계약직’을 도입하는 등 노동 유연화를 시행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때문에 당시 대학생들은 어려운 가정 형편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진학보다 취업을 택하는 분위기가 만연했다.

극중에서 한시현 팀장은 1주일 후면 국가부도 사태가 올 수 있다는 보고서를 통해 경제당국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다.

하지만 처음에는 대수롭지 생각하지 않던 경제부처 관료들은 뒤늦게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기 시작하고, 대책으로 IMF 구제금융 신청을 택한다.

이미 외국에서 IMF 구제금융 이후 완전히 경제 주권을 빼앗긴 선례를 들어 한 팀장은 이를 반대하지만, ‘여자’이기에 그리고 ‘하버드 출신’이 아니기에 무시당한다.

결국 그녀는 팀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개최해 IMF 구제금융 신청을 하면 안 된다고 밝히지만, 다음날 이 기자회견을 보도한 신문도 단 한 곳도 없다.

끝내 정부는 IMF로부터 550억불을 지원받는 협정서에 서명하고, 그 이후에 일어난 일은 위에 말한 바와 같다.

이와 더불어 같은 시기, 한시현 팀장처럼 국가부도를 예견한 금융맨 윤정학(유아인 분)은 위기에 투자하기 위해 안정적인 직장을 박차고 나와 투자자를 모아 달러를 대거 매입해 큰 수익을 올린다.

어쩌면 두 사람은 ‘거울’ 같은 존재이다. 다만 한시현은 위기를 막으려고 애쓰고, 윤정학은 위기를 기회로 삼으려는 선택을 했을 뿐이다.

여기에 ‘미도파 백화점’에 납품하게 됐다며 좋아하던 그릇공장 사장 한갑수(허준호 분)는 미도파 백화점의 부도로 어음이 휴지조각이 되면서 극단적 선택의 문턱까지 간다.

이 장면에 대해 허준호는 기자시사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실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촬영했다면, 당시 힘들었던 감정을 떠올리며 촬영했다고 밝혔다.

이 영화는 이처럼 다양한 층위(層位)의 사람들을 보여준다. 때문에 당시 있었던 일(물론 허구로 만든 일이라고 할지라도 충분히 있었을 법한 일)을 영화를 통해 볼 수 있다.

더욱이 12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은 만큼 10~20대 자녀와 함께 영화를 보고 난 후, 당시에 대해 이야기 해 보는 시간을 가져도 좋을 듯하다.

영화를 보고 난 후에 드는 생각 하나. 만약 당시 한시현 팀장이 실존했다면 IMF를 막을 수 있었을까?

영화 <국가부도의 날>은 오는 28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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