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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대회로 독립의 희망을 심다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 스틸컷

사실 이 영화를 <1919 유관순>이나 <항거: 유관순 이야기>처럼 3·1운동 100주년에 어울리는 영화라고 하기엔 처음엔 고개를 갸우뚱 할 수 있다.

제목에서부터 자전거(自轉車) 경주에 관한 영화인 것이 뻔한데, 단지 일제강점기가 배경이라고 독립운동과 연관 짓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할 것이다.

바로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에 대한 이야기다. (참고로 한자로는 ‘자전차’라고 쓰지만, 한글로는 ‘자전거’라고 읽고 쓰는 것이 올바른 표기이지만 제목과 내용을 존중해 본 기사에서는 ‘자전차’라고 표기하는 점 양해 바란다.)

경기도 평택에서 물장수를 하던 엄복동(정지훈 분)은 우연한 계기로 자전차를 사지만, 곧 도둑맞고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홀로 경성으로 올라온다.

여기에서 그는 자전차 선수단 모집 광고를 보고 우승상금이나 벌어볼 생각으로 일미상회 자전차 선수단에 들어간다.

아직 프로선수까지는 아니어도 보통 실력이 아님을 알아 본 일미상회 황재호(이범수 분) 사장은 그를 혹독하게 훈련시킨다.

그 결과 11연승이라는 신화적 기록을 세우던 일본 선수를 이기고, 조선인 최초로 자전차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쥔다.

우민화(愚民化) 정책으로 인해 조선인은 게으르고, 일본을 절대 이길 수 없다고 세뇌 당하던 조선인들에게 엄복동은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준다.

그렇게 1번이 아니라 매 대회마다 우승을 거머쥐면서 불패의 신화를 기록해 나가자, 조선인들은 그에게서 우리도 마음 먹으면 일본으로부터 벗어나 독립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갖게 된다.

당시 기록에 따르면, 2천만 조선인 중 30만 명이 경성(京城)에 살았는데 지금의 서울 용산에서 열린 당시의 자전차 대회 관중이 10만 명이라고 하니 지금으로 따지면 300만 명이 넘는 서울시민의 그의 경기를 직접 관람한 것이나 마찬가지일 정도로 그 인기가 대단했음을 알 수 있다.

반대로 이러한 하늘 높은 줄 모르는 그의 인기가 일본에게는 달갑지 않았을 터. 이에 일본에게 엄복동은 눈엣가시나 마찬가지였다.

물론 엄복동의 자전차 대회 우승이 직접적으로 3·1 만세운동으로 이어지거나, 8·15 광복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지만 분명한 사실은 그가 우리 민족에게 우리도 할 수 있구나, 일본이 우리보다 절대 우위를 차지하는 존재가 아니구나 생각을 갖게 했다는 점에서 이 영화를 3.1운동 관련 영화로 보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라 할 수 있다.

영화 속 엄복동 연기를 위해 정지훈은 한국체육대 교수로부터 직접 자전거 타는 법에 대해 특훈을 받았는데, 훈련기간 그가 탄 거리가 지구 반 바퀴인 2만 킬로미터라고 하니 이 영화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수 있다.

다만, 엄복동이라는 인물이 이른바 ‘자전차왕’으로 불리며 우리 민족에게 희망을 선물한 것은 맞지만 딱 거기까지만 팩트이고 나머지 부분은 영화적 상상력이 더해진 것이라는 게 김유성 감독의 설명.

특히 엄복동이 짝사랑 하던 독립운동가 김형신(강소라 분)은 가공의 인물이기에, 딱히 어느 실존인물을 롤모델로 한 것도 아니라는 게 강소라의 부연 설명이다.

마지막에 엄복동이 일본 최고의 자전차 선수를 이기자 약이 바짝 올라 엄복동을 두들겨 패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관중들이 하나, 둘 엄복동 주위로 모이고, 위기감을 느낀 일본 경찰이 관중들을 향해 총을 쏘아대자 관중들이 애국가를 부르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러한 장면이 이른바 ‘국뽕'(국가와 히로뽕의 합성어로, 국수주의와 민족주의가 심함을 의미)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감독은 “국뽕과 신파가 왜 지양(止揚)해야 하는지 얘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답했다.

이와 더불어 제작자이기도 한 배우 이범수는 “순수한 취지로 시작한 영화”라고 덧붙였다.

사실 엄복동에 대해 포털 사이트에 검색해 보면 연관 검색어로 ‘엄복동 도둑’이라는 키워드가 따라 붙는다.

왕년의 ‘자전차왕’이 자전거를 훔치다 재판도 받았던 전력이 있는 ‘전과범’이라는 것.

이에 대해 감독은 프리 프로덕션(pre production) 단계에서야 알게 됐다며, 그 후의 이야기가 다뤄보고 싶다고 말했다.

스포츠 영화이자 로드무비이면서 로맨스도 곁들여진 블록버스터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은 3·1절을 2일 앞둔 오는 27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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