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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할 정도로 순수한, 그래서 유쾌한

영화 베카신 스틸컷

빨래면 빨래, 바느질이면 바느질, 밭일이면 밭일. 뭐하나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없는 베카신(에밀린 바야르트 분)은 무작정 지금보다 나은 삶을 위해 걸어서 파리로 가던 길에 후작 부인(카린 비아르 분)의 눈에 띄어 보모로 일하게 된다.

그래 사실 말이 460킬로미터지 대체 걸어서 간다는 게 가당키나 한가. 다리 아픈 건 둘째 치고 중간에 먹고 자려면 돈도 있어야 하는데 그래 파리 갈 여비나 벌자는 생각으로 그녀는 후작 부인의 차에 올라탄다.

20세기 초라는 시대상황 탓에 그녀는 어려서부터 아버지로부터 집안 살림에 보탬이 되길 강요받았다. 물론 글씨는 알지만, 제대로 학교에 다니기 보단 어린 나이에 살림부터 배워야 했다.

그런 그녀이기에 딱히 급여를 얼마나 줄지, 아니 심지어 돈을 줄지 말지도 따지지 않고 단지 갓난아이가 너무 예뻐서 아무 군소리 안하고 그날부터 후작 부인의 저택에서 보모로 일한다.

세상에 지금껏 살던 자기 집과 비교해 완전 딴 세상인 후작 부인의 저택에는 말로만 듣던 수돗물도 있고, 세상에나 전기가 이렇게 좋은 것인지 태어나 처음 경험하게 된다.

이로 인해 어려서부터 창의적이었던 베카신의 창의력이 팍팍 배가(倍加) 된다.

별 오만가지 발명품이라는 것을 만들어 낸 그녀의 상상력과 기발함에는 박수를 보낼만 하지만, 정작 제대로 된 발명품이 없다는 것이 흠이다.

그러던 어느 날, 후작부인의 돈을 노린 사기꾼(브뤼노 포달리데스 분)이 저택에 눌러 앉아 이런 저런 이유로 한 푼 두 푼 돈을 뜯어낸다.

돈이 없어 이것저것 물건을 내다 팔기까지 하지만, 그래도 더 이상은 돈 나올 구멍이 없자 이 사기꾼이 후작 부인에게 ‘사기 파티’를 열자고 제안한다.

은행에서도 후작 부인이 돈이 떨어졌다고 판단해 더 이상 대출도 안 해주니, 아주 ‘성대하게’ 파티를 열어 아직 건재함을 과시하자는 것.

성대한 파티를 하려면 돈이 있어야 성대하게 파티를 열든지 말든지 할 텐데, 돈 자체가 없는데 무슨 파티인가 싶은 후작 부인에게 그가 제시한 해법은 일단 기자와 동네사람들한테 아주 성대하게 파티를 연다고 소문부터 내고 아무도 못 들어오게 한 후에 사람 모양의 나무 패널로 귀족들이 엄청 모인 것처럼 속이자는 꾀를 낸다.

이 ‘사기 파티’를 위해 베카신을 비롯한 이 집에 일하는 모든 사람들이 총동원된다.

하지만 결국 거짓말이 들통 나서 채권자들이 전부 몰려온 탓에 베카신을 제외한 다른 직원들은 전부 제 살길을 찾아 떠난다.

이 영화는 프랑스의 유명 만화를 영화로 만든 것으로, 엉뚱하지만 사랑스러운 베카신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힐링이 된다.

원래 코미디인 까닭에 베카신의 엉뚱함이 재미를 더하지만, 가끔은 무슨 의미인지 모를 화면 연출도 등장하는 탓에 역시 프랑스 영화는 프랑스 영화구나라는 생각도 들게 한다.

마냥 96분 동안 깔깔 거리며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악당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 다른 영화와 차이점이다.

후작 부인을 속여서 가산을 탕진케 한 후, 미국 뉴욕으로 도망갔던 사기꾼도 나중에 베카신의 발명품을 도용해 미국에서 떼돈을 벌어서 다시 후작 부인에게 돌아와 예전의 부와 명성을 찾도록 도와준다.

남의 돈과 남의 돈으로 혼자만 성공해 잘 먹고, 잘 살았다는 흔한 스토리가 아닌 다시 돌아와 원래 네 아이디어였으니 내가 번 돈 다 가지라고 하는 모습은 여느 영화와 결이 다르다.

특히 그런 그를 끝까지 믿고 언젠가 돌아올 것이라고 믿어 준 후작 부인과 베카신의 모습을 보면 답답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들이 끝까지 믿어줘서 그가 돌아온 것이라고 생각하면(물론 후작 부인은 사랑에 눈이 멀어서 마냥 기다린 것이고, 베카신은 워낙에 농담도 다큐로 받아들이는 성격이라 그가 돌아온다는 한마디 남기고 떠났어도 마냥 기다린 것이지만) 세상에 이런 순진한 사람도 있어야겠다 싶다.

영화 속 후작 부인의 재산을 탕진 시키는 사기꾼 라스타쿠에로스 역을 맡은 배우가 사실은 이 영화를 연출한 브뤼노 포달리데스 감독이라는 사실은 안 비밀.

요즘의 관점으로 보면 무너진 성평등 의식이 불편할 수도 있지만, 영화의 배경이 20세기 초라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당시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우리가 말하는 소위 선진국도 여성에 대한 인식이 별반 다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또 하나, 영화 초반 후작 부인의 갓난아이가 울자 애들은 원래 맞아야 한다며 가차 없이 싸대기를 날려서 보모 마리(비말라 폰스 분)가 잘리고, 길을 지나가던 베카신이 즉석에서 보모로 채용되는데 사실 마리 역시 어려서부터 아버지로부터 가정폭력을 당했던 피해자라는 사실이 조금은 불편하다.

물론 많은 경우, 폭력은 대물림 된다고 말을 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우는 아이를, 그것도 자신이 돈 받고 돌보는 아이를 보호자 앞에서 매정하게 때리는 모습은 가정폭력 피해자에 대한 선입견을 갖게 만들 수 있는 장면이어서 조심해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한 편의 감성동화 같은 영화 <베카신!>은 이달 25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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