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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의 추억 떠올리게 하는 영화

최근 레트로(retro) 열풍이 불면서 공연계와 영화판에서도 복고풍 작품들이 선보이고 있다.

당장 다음 달 20일 故 김현식의 노래로 만든 뮤지컬 <사랑했어요>가 지난 9일 예매 첫 날, 주요 예매사이트에서 1위를 기록했다.

김현식이 세상을 떠난 지 29년이나 됐지만, 최근의 분위기에 힘입어 많은 관객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영화에서는 이달 28일 개봉을 앞둔 <유열의 음악앨범>이 벌써부터 기대작으로 떠오르고 있다.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스틸컷

지난 20일 기자시사회와 관객을 대상으로 ‘최초 시사회’를 개최했는데, 시사회 직후부터 기자들과 관객들의 반응이 뜨겁다.

1994년부터 2005년까지를 그린 영화로, 1991년생인 김고은과 1988년생인 정해인이 주연을 맡아 당시 연인들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담아내서일 수도 있으나, 제목에서부터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게 주효(奏效) 했다고 보인다.

KBS 라디오 프로그램 <음악앨범>의 DJ가 가수 유열로 바뀐 1994년 10월 1일. 엄마로부터 물려받은 ‘미수 제과점’을 운영 중인 김미수(김고은 분)는 아침 일찍 콩으로 만든 제품을 찾는 손님 차현우(정해인 분)와 만나게 된다.

당연히 빵집에 콩으로 만든 제품이 있을 리 없고, 이에 현우는 곧장 옆 슈퍼마켓으로 가서 날두부를 사서는 아그작 아그작 먹는다.

보통 날두부를 먹는 사람은 ‘큰 집’에 다녀온 사람이기에 미수는 현우가 갑자기 무서워진다.

다음 날 또 다시 제과점에 온 현우에게 조심스레 진짜로 감옥에 다녀왔는지를 묻고, 현우는 즉답을 피한다.

선한 인상에 교복까지 차려 입었지만, 아침부터 길거리에서 날두부를 먹어대는 모습 때문에 그에게 선입견을 갖게 된 미수.

어쨌든 학교를 자퇴한 현우가 제과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둘은 가까워진다.

조금 무섭긴 해도, 현우 얼굴 보겠다고 여학생들이 매일같이 찾아오는 걸 보니 잘 뽑았다고 생각이 든다.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스틸컷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현우가 이곳에 있다는 걸 알게 된 딱 보기에도 불량해 보이는 현우의 친구들이 떼거지로 찾아온다.

인상도 안 좋은 시커먼 남자들이 죽치고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탓에 오던 손님도 안 올 판이다 보니 참다못해 결국 종업원인 최은자(김국희 분)가 이들을 강제로 쫓아낸다.

현우는 친구들도 잠깐 놀다가 오겠다며, 아르바이트비를 가불 받아 오토바이에 올라타고 그렇게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대학졸업반인 미수는 교수 추천으로 어느 사보를 편집한다는 출판사에 취직하고, 그렇게 하루하루 견뎌낸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과거 자신의 제과점 앞을 지나다 할머니를 업고 가는 현우를 만난다.

그리고 왜 그날 현우가 다시 돌아오지 못했는지 사연을 듣게 된다.

너무나 기쁜 마음에 내일 은자 언니가 운영하는 식당에 가자니까, 현우가 하는 말. “나 내일 군대 가”

어떻게 만났는데 이렇게 헤어질 수는 없어서 미수는 현우에게 천리안 아이디를 만들어 주고, 앞으로 이메일을 통해 연락하자고 말한다.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스틸컷

문제는 아이디는 적어주고, 비밀번호는 적어주지 않았다는 것.

그렇게 미수는 현우가 확인도 못할 메일을 매일 보내고, <음악앨범>에 사연을 보내 현우에게 비밀번호는 자신의 학번이라고 말한다.

제대 후 미수가 살던 집에 세 들어 살게 된 현우는 미수의 학번을 알아내고, 드디어 천리안을 통해 미수와 다시 연락하게 된다.

당장 그날 저녁 만나기로 약속했지만, 약속 시간이 되도 연락이 오지 않는 현우를 미수는 마냥 기다린다.

현우에겐 또 다시 피치 못할 사정이 생겨 미수와 만날 수 없게 된다.

영화는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된 걸 “21세기 최대의 발명품”이라고 말하던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지금처럼 서로 연락이 쉽지 않던 시절, 그래서 더 애틋한 연인의 모습을 그렸다.

그렇다고 보는 내내 너무 옛날 같다는 느낌이 들진 않는다. 지금이야 2005년이 옛날인지 몰라도, 당시를 살던 이들에겐 ‘현재’이기에 억지로 예전 느낌을 강조하진 않았다.

다만 OST를 통해 당시를 떠올리게 했다.(참고로 당시의 노래 300여 곡을 스태프와 배우들이 듣고 직접 선곡했다고 한다.)

또 원작자가 유열이 진행하던 <음악앨범> 작가 출신이라 <음악앨범>의 변화(예컨대, 스튜디오를 옮긴다거나 ‘보이는 라디오’를 시작하게 되는 등)를 통해 당시 시대의 변화를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여주인공인 김고은과 메가폰을 잡은 정지우 감독은 <은교> 이후 6년 만인데, 이에 대해 김고은은 <은교> 때는 신인이어서 아무것도 몰랐지만 지금은 감독에게 도움이 되고자 감독의 말(연기지도)을 빨리 알아들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또 드라마 <도깨비>에서 김고은의 첫사랑으로 잠깐 출연한 바 있는 정해인은 당시엔 김고은과 함께할 시간이 적어서 아쉬웠는데, 김고은이 다른 작품에서 다시 만나자고 따뜻하게 말해 줬다며 이렇게 같이 영화를 찍어 얼떨떨하다고 말했다.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은 당시를 살아온 이에겐 추억을, 그 시절을 모르는 이에겐 깊은 감성을 선사할 것이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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