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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천한 요리는 없다

영화 수운잡방 스틸컷

정치적 이유로 형(백성현 분)이 관직에서 물러나자, 3수생 유(윤산하 분)에게 집안 모두 기대한다.

부담스러운 마음에 점을 보러 가니, 점괘에 人 人 且가 나오자, 유는 해설(도마[俎])도 듣지 않고 이번엔 장원급제할 모양이라며 과거시험을 준비하러 떠난다.

아무리 가도 아까 온 길 같은 산속에서 허기가 져서 냇가에 차려진 음식을 먹다가 중국인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려고 차려 놓은 음식 주인에게 걸려 두들겨 맞는다.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암중사에 가니, 마침 유를 알아본 주지 스님이 식사를 대접한다.

문제는 조금 전, 자기를 두들겨 팬 계암(김강민 분)이라는 방랑 식객이 만든 음식이란다.

어찌 남자가 주방에 들어갈 수 있느냐는 유의 말에 주지 스님이 부처 앞에서 모두가 동등하다며, 음식이 맛이 없으면 그때 뭐라고 하라고 한다.

유는 음식이 맛있기는 하지만 칭찬하기 싫어서 괜한 트집을 잡았다가 몇 날 며칠 동안 딱딱한 콩밥만 먹게 된다.

이에 양반 체면도 잊고 밤에 몰래 주방에 들어가 음식을 훔쳐 먹다가 계암에게 걸려 그의 보조가 되는 수모를 겪는다.

이를 통해 사람은 비록 천한 사람이 있어도, 천한 음식은 없다는 걸 배운다.

그리고 그는 얼마 후, 아버지(강신일 분)가 돌아가시기 전 남긴 글을 통해 군자가 꼭 관직에 나아가는 것만이 할 일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다.

KBS가 만든 영화 <수운잡방>은 양반인 김유가 쓴 조선시대 요리책 <수운잡방>을 모티프로 한 작품이다.

보물 제2134호인 <수운잡방>의 원작자는 김유와 그의 손자 계암 김령이다.

하지만, 영화적 상상력을 보태 양반인 김유가 계암이라는 방랑 식객을 만나 요리에 눈뜨게 되는 것으로 설정했다.

연출을 맡은 최연수 감독은 2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상북도콘텐츠진흥원의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시나리오를 CP(책임 프로듀서)로부터 건네받은 후, 사람들에게 쉬운 드라마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에 연출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또 촬영 전 광산 김씨 종부(宗婦)를 만난 후, 음식을 어떻게 맛있게 만들까보다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의 정성에 초점을 두기로 방향을 바꿨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역사적 사실과 영화적 상상력의 균형을 어떻게 맞췄는지 묻자, 인물의 마음에 중점을 뒀다고 답했다.

이 작품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김유가 계암을 만나 사대부(士大夫)의 체면을 버리고, 요리를 배우면서 누군가를 위해 정성으로 음식을 하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그리고 음식의 재료엔 천함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깨닫게 되는 대목이다.

많은 이들이 퇴직 후에 “그냥 식당이나 하지”라며 가볍게 생각한다. 또, 식당에서 일하는 이들은 내가 함부로 해도 되는 부류의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 작품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음식은 천민(賤民)이 하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정3품 집안의 김유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조선시대보다 더 진보한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가 김유보다 후진 생각을 갖고 살 수는 없다.

정성 가득한 음식으로 나의 허기를 채워주는 이들을 막 대하기보다는 감사한 마음으로 그들을 대하면 어떨까?

국내 OTT 활성화를 위해 KBS가 제작한 영화 <수운잡방>은 내달 2일 극장에서 개봉한 후, 16일 KBS를 통해 방송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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