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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을 대하는 플로리안과 아델의 자세

영화 워터 릴리스 스틸컷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많은 10대 소녀들이 동성의 친구에게 친구 이상의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특히 자신과 다른 매력을 지닌, 예컨대 여성스럽거나 소심한 자신과 달리 성격이 시원시원한 운동부 소속의 동성 친구에게 마치 이성을 좋아할 때의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물론 그렇다고 동성애는 아니고, 나는 키도 작고 성격도 소심한데 운동하는 친구는 성격도 남자처럼 시원시원하고 운동을 해서 키도 크기 때문에 끌리는 것 뿐이다.

영화 <워터 릴리스>는 10대 소녀들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동성애 코드가 아닌 10대의 성장통으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친구 안나(루이즈 블라쉬르 분) 때문에 억지로 간 수영장에서 싱크로나이즈드 팀 주장인 플로리안(아델 에넬 분)에게 첫눈에 반한 마리(플린 아콰르 분).

마리는 플로리안과 친구가 되고, 그녀가 버린 쓰레기를 주워와 그녀의 채취를 느끼며 좋아한다. 이 정도면 병적으로 좋아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하지만 플로리안은 그런 마리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남자와 ‘첫 경험’을 기대하면서 한편으로 겁낸다.

마리 입장에선 플로리안이 다른 남자와 몸을 섞는다니,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이 영화에서 눈여겨 볼 점은 플로리안의 상황이다. 키도 크고 예쁘게 생긴 플로리안은 늘 성희롱과 성추행에 노출된 까닭에 이제는 무감각 하다.

많은 남자들이 예쁜 여자와 어떻게든 한 번 잠자리를 해 보려고 애쓴다. 실제로 플로리안 역을 맡은 아델 에넬은 12살 때 영화 <악마들>을 연출한 크리스토프 뤼지아 감독에게 수차례 성추행을 당한 바 있다.

영화 속 플로리안은 성희롱이 일상화 된 까닭에 다른 여자들도 다 겪는 일인데 무슨 대수냐며 넘기지만(하지만 영화 속에서 플로리안 보다 키도 작고 예쁘지도 않은 마리는 그런 일을 겪어본 적이 없다), 현실에서의 아델 에넬은 이를 참지 않고 지난해 11월 당당히 크리스토프 감독을 고소했고 이는 프랑스 미투 운동을 재확산 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또 지난 3월, 세자르 영화제에서 아동 성범죄로 40년 동안 도피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감독상을 받자 그녀는 “수치스럽다”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기도 했다.

이러한 실제 그녀의 상황이나 성격을 감안하고 영화를 본다면 영화 속 플로리안이 처한 상황이 더 와 닿는다.

이 작품은 2007년 작으로, 지금은 당당히 스타 반열에 오른 아델 에넬의 풋풋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다.

영화 <워터 릴리스>는 오는 13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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