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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가 가해자에게 복수 결심한 이유는?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

누구는 40년도 더 지난 일이라고 할 수도 있고, 누구는 나는 무관하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그날’ 사랑하는 가족을 잃었다. 단지 ‘그곳’에 있었다는 이유 때문에.

5·18광주 민주화운동을 대하는 태도는 여전히 제각각이다. ‘폭동’이었다고 하는 이도 있고, ‘항쟁’이었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분명히 군인들이 시민을 쏴 죽였는데, 여전히 군인들에게 그런 지시를 내린 사람이 없다. 아니 정확히는 국민 모두가 누가 그런 지시를 내렸는지 다 알지만, 정작 본인이 부인하고 있다.

만약 ‘그날’ 누군가가 광주에 있었다면, 그 사람의 출신지나 정치적 성향을 떠나 그는 단지 ‘빨갱이’라는 누명을 쓰고 군인들의 총에 맞아 죽었다. 단지 ‘빨갱이’가 접수한 광주에 있었다는 이유로.

심지어 최근에도 당시 북한군이 광주에 내려와 시민들을 선동해 폭동을 일으켰다고 주장하는 이가 있는데, 그가 말한 ‘북한군’은 당시 5살 정도의 꼬마였다.

역사적 사실과 증인이 이렇게 많은데, 여전히 당시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발뺌하는 이들 때문에라도 5·18광주 민주화운동은 41년 전의 일이라며 외면할 수 없다.

안성기, 윤유선 주연의 영화 <아버지의 이름으로>는 당시 상부의 지시로 어쩔 수 없이 가해자가 된 이가 자신에게 가해를 지시한 이들한테 복수하는 내용이다.

이는 “단지 명령에 따른 가해자는 어떤 심정일까”하는 이정국 감독의 호기심에서 출발한 것으로, 이 감독은 지난 달 2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영화를 계기로 오채근 같은 분들이 많이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당시 살아남은 자들의 증언록을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집필해 최대한 사실에 기반해 영화를 만들려 했는데, 이에 광주시민들이 직접 영화에 출연도 하고 스태프들과 배우들을 따뜻하게 대해줬다는 후문.

영화 속에서 오채근(안성기 분)은 당시 어쩔 수 없이 광주시민들에게 총질을 했지만, 평생 죄책감을 안고 살아간다.

반면, 그에게 지시를 내렸던 박기준 장군(박근형 분)은 여전히 호의호식 하며 종종 ‘각하’와 골프도 치러 다니며 너무나 잘 살고 있다.

괴로워하는 채근에게 그는 어차피 역사가 평가할 일인데, 굳이 네가 뭣 때문에 죄책감에 괴로워하느냐며 위로(?)를 건넨다.

여전히 당시 일이 옳았다고 믿고 있고, 자신은 죄가 없다는 그릇된 역사 인식을 가진 걸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편, 당시 가족을 잃은 진희(윤유선 분)는 채근의 단골식당에서 일하는 종업원으로 평소엔 밝은 모습을 보이지만 누군가 그때의 일에 대해 이야기 하면 세상이 떠나갈 듯 울면서 가슴이 터질 듯한 고통을 느낀다.

누구는 그때의 일이 역사의 한 페이지일 뿐인지 모르지만, 진희에겐 평생 씻을 수 없는 아픔으로 남아있다.

이에 대해 윤유선은 어릴 때 일어난 일이라 그동안 잘 몰라서 오해한 부분도 있었다며, 이 영화를 통해 오해의 벽이 허물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동안 5·18광주 민주화운동을 직접적으로 다룬 영화는 많았지만, 당시 어쩔 수 없이 가해자가 된 이가 자신을 가해자로 만든 이에게 복수한다는 독특한 소재의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는 오는 12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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