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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올지도 모를 미래

영화 핀치 스틸컷

세상의 종말에서 살아남은 핀치(톰 행크스 분)는 굿이어라는 이름의 강아지와 듀이라는 이름의 로봇과 함께 살고 있다.

그는 망한 가게를 돌아다니며 (유통기한이 언제인지도 모를) 통조림을 가져다 먹고, 굿이어의 배를 쓰다듬어 주거나 공놀이를 하며 지낸다.

다만, 듀이가 움직일 때마다 굿이어가 짖는 것은 짜증이 난다.

또 딱히 읽지는 않으면서도 서점에서 여러 책을 스캔해 파일 형태로 저장한다.

그는 책을 뒤져가며 자신의 말을 이해하는 로봇을 만든다. 그리고 그동안 그가 스캔한 책을 로봇에 입력한다.

핀치는 로봇에게 ‘사람을 해치지 말 것’과 ‘핀치가 없는 동안 개를 보호해야 한다’고 지시한다.

뿐만 아니라, 핀치는 로봇에게 두 발로 걷는 법도 가르친다.

핀치는 로봇과 굿이어, 듀이와 함께 차를 타고 외출한다. 오존층이 파괴돼 바깥 온도는 147도나 된다.

그는 로봇과 함께 식량을 찾으러 다닌다. 너무 말을 곧이곧대로 들어서 골치가 아프지만, 자물쇠가 채워진 문을 통째로 뜯어낼 때는 꽤 괜찮은 파트너다 싶다.

하지만 토네이도와 함께 높은 기온 앞에 서는 로봇도 핀치도 별수 없다.

사막에 차를 세우고, 쇠줄로 고정해도 토네이도는 쇠줄도 끊어버린다. 자연의 위대함 앞에 로봇이고, 인간이고 나약한 존재일 뿐이다.

같이 죽을 고비를 넘긴 후에야 핀치는 로봇에게 제프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다음 날 아침, 제프는 굿이어와 의사소통하는 법을 익히겠다며 개 짖는 소리를 낸다. 당황한 굿이어가 짖어대자 제프도 계속 짖어댄다.

좁은 캠핑카 안에서 아침부터 개 짖는 소리가 서라운드로 울리자 핀치는 짜증을 내며 일어난다.

굿이어와 핀치가 식사를 위해 차에서 내리자 제프는 몰래 캠핑카를 운전하다가 정차된 차를 들이받고는 시치미를 뗀다.

핀치 대신 굿이어를 돌보라고 만들었더니 사고나 치자 핀치는 제프에게 존재 이유를 상기시키며 화를 낸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제프가 운전을 배우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 핀치는 황량한 사막에서 제프에게 운전을 가르친다.

로봇답게 금방 익히자 건강이 안 좋은 핀치는 잘 됐다 싶어 좋아한다.

다음 날 아침, 핀치는 구토와 기침 증상을 보이고 제프는 정성스럽게 그를 간호한다.

아픈 핀치를 대신해 핀치는 목적지인 샌프란시스코까지 운전한다.

샌프란시스코에 도착 후, 제프는 듀이와 함께 식량을 구하러 나간다. 그 사이 잠에서 깬 핀치는 아픈 몸을 이끌고 제프를 찾아 나선다.

애플TV+ 오리지널 영화 <핀치>는 환경파괴로 인류가 전멸한 미래를 보여준다.

오존층이 파괴돼 방호복을 입지 않으면 햇빛에 살이 탄다. 기온이 얼마나 높은지 쟁반 위에 옥수수 알갱이를 올려두면 바로 팝콘이 된다.

‘팝콘 비’가 내리던 영화 <웰컴 투 동막골>과 달리 환상적으로 보이기는커녕 망가진 지구의 모습을 보여주는 암울한 장면이다.

게다가 핀치 한 명 빼고 다 죽은 줄 알았는데 길에서 달리는 차 한 대를 발견하자 기쁘기보다 두려움이 앞서 핀치는 도망치기 바쁘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금문교까지 480마일(768킬로미터)을 남겨두고 나비 한 마리가 차 앞유 리창에 들이 받친다.

중무장하지 않으면 살이 타는 이런 기후에 나비라니.

핀치는 반팔 티셔츠에 반바지만 입고 차에서 내린다. 당연히 그의 몸은 멀쩡하다. 이를 통해 그는 희망을 되찾게 된다.

엽서로만 보던 금문교까지 무사히 갈 수 있지 않을까 싶지만, 사실 핀치는 스스로 죽어가는 중임을 안다.

핀치는 자기 대신 제프가 굿이어와 공놀이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세상을 떠나도 굿이어가 살아가는데 문제 없겠구나 싶어 안심이 된다. 하지만 그 순간 그는 피를 토한다.

배역 이름도 없는 서너 명의 사람들이 나오지만, 이 영화는 톰 행크스의 1인 극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홀로 개, 로봇과 외로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가 환경파괴에 신경 쓰지 않는다면 언젠가 인류가 겪게 될 일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끝내는 로봇과 개 외에 지켜보는 이 하나 없이 쓸쓸히 죽음을 맞게 될지도 모른다. 내가 죽은 후, 나를 추억해 줄 이가 없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화석 연료 사용량을 줄이지 않고, 무분별한 개발로 녹지를 훼손한다면 언젠가 <핀치>와 같은 세상이 반드시 올 것이다.

영화 <핀치>는 애플TV+에서 볼 수 있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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