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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톱기사(우측)한국영화

나에게 집의 의미는?

집의 시간들 스틸컷

솔직히 집은 우리에게 많은 의미를 갖고 있다. 어느 아파트 광고는 자기가 사는 집이 자기를 말해 준다고 강조하고 있다.

으리으리하게 높이 솟은 강남의 주상복합 아파트에 사는지, 산 속에 있는 초가집에 사는지, 전철역에 조금 먼 빌라에 사는지로 우리는 그 사람을 평가한다.

그렇다보니 빚을 내서라도 서울에 ‘내 집’을 가지려는 사람들이 많다.

주위에 보면 아파트는 많은 것 같은데, 언제나 살 집이 없다는 이들의 푸념이 들린다.

정부는 아파트 가격 안정화를 위해 여러 정책을 1년에도 몇 번씩 내놓고, 이때마다 정부의 바람과 반대로 집값 폭등 현상이 일어나곤 한다.

서민들은 더더욱 내 집이 없다며 울상을 짓고, 신혼부부나 청년, 노인을 대상으로 정책적으로 집을 저렴하게 제공하기도 한다.

오는 25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집의 시간들>은 1980년 지어진 143개동 5,930세대의 대단지 아파트인 둔촌 주공아파트의 재건축을 앞두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곳에 사는 주민들은 하나 같이, 재건축이 되면 이렇게 좋은 자연환경을 가진 집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창문너머 푸르른 나무가 절반 이상 보이고, 아침이면 새가 지저귀는 이곳이 아파트인지 숲속인지 모른다며 자랑한다.

이곳에서 태어나서 장성한 사람부터, 얼마 전 다른 곳에서 이사 온 사람 그리고 다른 곳에 이사 갔다가 힐링을 위해 다시 이곳에 온 사람까지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산다.

이들에게 집은 나를 드러내는 과시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진짜 보금자리 그 자체다.

예전에 살던 동네를 다시 가보면 내가 살던 그 집은 없어지고 다른 높은 아파트나 빌딩이 지어져있어 나의 ‘시간’을 빼앗긴 것 같다는 이들에게, 이곳 둔촌 주공아파트는 주민들이 이사 가자마자 재건축을 위해 바로 부서질 것이어서 더욱 더 가슴 아프다.

아마도 143개동이나 있던 이 대규모 단지에 다시 들어서는 아파트는 기존처럼 10층짜리 낮은 그래서 더 정겹던 집이 아니라, 목을 제쳐서 올려다보기도 힘든 그래서 너무 삭막한 단지로 탈바꿈 하지 않을까 싶다.

남들에겐 랜드마크이고, 살고 싶은 그런 곳으로 탈바꿈할지 몰라도, 이곳에 살던 이들에게는 10미터가 넘는 나무가 무성하던 그래서 더 살고 싶었던 집은 사라질 것이다.

10월 현재 이곳에 살던 이들은 모두 떠나고, 재건축을 위한 공사가 진행 중이다.

공사가 끝나면 이곳은 12,120가구가 사는 대규모 단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여러 주민들이 출연(?)하지만 주민들은 모습은 일절 볼 수 없고, 그들이 말하는 둔촌 주공아파트에 대한 이야기에 어울리는 화면만 카메라에 담은 것이 특징이다.

그만큼 이곳이 주민들에게 어떤 존재인지를 더 잘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집은 어떤 존재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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