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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영화톱기사(우측)

여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영화 나나 스틸컷 주인공 나나가 우산을 쓰고 좁은 골목길을 걸어가고 있다

카밀라 안디니 감독의 2022년作 영화 <나나>는 인도네시아의 근대사를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독립 직후의 혼란스러운 격변기를 한 여성의 인생으로 표현했다.

영화는 주인공인 나나(해피 살마 분)가 숲 속을 걸어가는 것에서 시작한다. 전쟁이 끝났지만 남편을 끌려가고 당장 도망가지 않으면 자신도 끌려갈 처지다.

아버지는 남겨둔 채, 갓난아이를 가슴에 안고 언니와 도망을 간다. 자신이 도망가면 아버지가 위험하다는 것을 알지만 어쩔 수 없다.

도망 중 만난 나이 많은 부호와 재혼한 나나는 매일 밤 악몽에 잠을 설친다.

나무가 빽빽한 숲 속에서 아버지가 목이 잘리거나, 전 남편이 나타나 끌려가는 등 매일 밤 꿈을 꾸지만 누구에게도 그 내용을 말하지 못한다.

여자들은 왜 머리를 올려야 하냐는 딸아이의 말에 나나는 “여자들은 비밀을 잘 지켜야 한단다. 집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올림머리 속에 잘 숨겨야 해”라고 말하며, 자신이 숨겨야 할 비밀을 속으로 삼킨다.

그래도, 일을 배우며 소득이 늘어나는 것을 기뻐하고 아이가 커가는 것을 보며 평온한 생활을 한다.

어느 날, 다른 여성의 물건이 집에서 발견되고, 남편의 외도를 직감한다.

남편의 내연녀 이노(라우라 바수키 분)를 몰래 지켜보며, 매일 단단하게 머리를 틀어 올리고 단정한 모습을 유지한다.

집안 행사가 열리던 날, 뒷마당에 숨어있던 나나에게 이노는 안주인의 자리를 되찾으라고 말 한다.

점점 이노가 나나의 삶 속으로 들어오고, 가족사진이 없느냐는 이노의 말에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는다.

영화 <나나>는 1960년대, 전쟁이 끝난 인도네시아의 격변기에 내던져진 ‘나나’로 대표되는 여성을 이야기한다.

전쟁에 남편은 끌려가고 도망치던 중 아이는 결국 죽는다. 아버지가 죽을 걸 알면서도 도망칠 수밖에 없는 극단의 상황에 몰린다.

또한, 재혼한 남편은 공공연히 외도를 한다. 이노와의 관계가 첫 외도도 아니다. 머리를 틀어 올려 자신을 감추듯 나나는 남편의 외도도 눈감아야 한다.

아울러, 자신의 과거도 감추어야 한다. 주변인들의 시선 때문이다.

못 마땅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고상한 부호의 아내의 역할을 충실히 한다.

남편의 내연녀지만, 이노와의 관계는 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그녀의 말에 나나는 뒷마당에서 나와 자신의 자리를 찾고, 스스로의 비밀을 꺼내 보인다.

두 사람의 관계는 아주 천천히 가까워지며, 비밀을 털어놓는 사이가 된다. 나나는 이런 과정을 통해 스스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영화는 클래식 선율을 배경으로 나나의 심리를 섬세하게 풀어냈다.

나나가 꾸는 악몽과 현실은 끊임없이 교차하며 내면의 심리적 죄책감과 압박감을 표현한다.

이런 긴장과는 반대로 화면은 몽환적이고 느리게 진행되며, 내면에 감춰진 속마음을 대변한다.

여자로 살아가는 것, 탈출구 없이 자신을 죽이며 살아가는 주인공이 어떻게 자신을 찾아가는지 보여주는 영화 <나나>는 오는 15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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