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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가 아닌 진짜 어른을 만나다

양화 어른 김장하 스틸컷

경남 진주에서 한약방을 운영하는 김장하 선생은 과거 고등학교를 설립해 국가에 헌납했고, 자신이 창간 주주로 참여한 진주신문에 1억5천만 원을 기부해 매년 문학상을 개최하고, 진주시에 장학금을 기탁해 수많은 장학생을 배출했지만, 정작 4명의 자녀 결혼식 땐 하객들에게 단 1원도 받지 않았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중학교 졸업 후 한약방에 취업해 자격증을 따고, 한약사가 돼 60년 동안 한약방을 운영한 그는 그동안 많은 돈을 벌었다.

잘 나갈 땐 손님이 하루에 800명씩 몰렸으니, 1인당 1만 원만 남아도 하루 매출이 800만원이고, 일요일만 쉬니 월 매출 2억 원. 연으로 따지면 24억 원을 번 셈이다.

당연히 돈이 많으니 자신이 운영하는 남성당한약방이 있는 건물도 자기 것이다.

하지만, 그는 가진 재산이 하나도 없다. 누가 찾아와 도와달라고 하면 미리 준비한 봉투를 척척 내어 줬다.

학비뿐 아니라, 지역의 연극 극단이 터를 옮기고 싶다고 해서 3천만 원을 쾌척했고, 가정폭력 피해여성을 위한 쉼터를 열고 싶다고 해서 후원해 줬다.

물론 그렇게 후원해도 어차피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데, 건물주니까 여유가 있겠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30년 넘게 올리지 않던 월세를 코로나19로 힘든 시기가 찾아오자 오히려 월세를 깎아 줬다.

그리고 요즘은 한약방이라는 곳을 찾는 손님이 예전처럼 많지 않다.

그런 그를 진주 지역민들은 모두 존경한다. ‘꼰대’가 넘치는 시대에 이 시대의 ‘진짜 어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동안 기자들이 그의 미담을 알리기 위해 인터뷰를 할려고 하면, 자기 자랑을 할 수밖에 없는 질문엔 아예 침묵해 버려서 기사화가 되지 않았다.

전 경남도민일보 편집국장을 지낸 김주완 기자는 그래서 현직엔 있을 땐 그의 인터뷰를 하지 못했지만, 경남MBC가 김장하 선생의 다큐를 만드는 작업에 참여해 김 선생 주변 인물들을 통해 그의 삶을 조명하는 작업에 동참했다.

김 기자가 만난 이들은 하나같이 김장하 선생에 대해 ‘진짜 어른’이라며 칭송한다.

누구는 김장하 선생 같은 분 5~6명만 있어도 진주시가 살기 좋은 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의 장학생 중엔 헌법재판관, 교수, 변호사 출신 스님 등 다양한 이들이 있다.

하지만, 개중엔 ‘잘나지 못한 이’도 있다. 송구하다는 말에 김 선생은 괜찮다며, “우리 사회는 평범한 사람들이 지탱하고 있는 것”이라며 자기에게 장학금을 받았다고 해서 꼭 그걸 보상해야 하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고 한다.

찾아만 가면 척척 돈을 준다는 말에 어느 셰프가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자, 지금은 재산이 남아있지 않고 한약방도 안 돼서 정리해야 할 판이라 못 도와 정말 미안하다고 했다고 한다.

돈을 빌리러 간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김 선생이 미안해 하는 모습에 그 셰프는 돈보다 더 값진 깨달음을 얻어, 그 후부터 새터민과 기초생활수급자 가정을 초청해 정기적으로 이태리 음식을 대접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 김장하 선생이 지난해 5월 30일, 60년 동안 운영한 한약방을 닫는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동안 김 선생에게 도움을 받은 이들이 모두 몰려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동안 수백억 원을 기부하면서도 자가용 한 대 없이 지낸 그이기에, 사람들은 행여 김 선생이 오히려 화를 내지 않을까 조마조마해 하는 모습이 그대로 영상에 담겼다.

학교법인 이사장, 문화재단 이사장 등을 지낸 그는 언제나 상석(上席)을 마다하고 구석에 앉을 만큼 겸손하다.

그런 그이기에 그동안 노고에 감사 인사를 전하러 모인 이들 앞에서도 한결 같이 겸손한 자세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TV 다큐멘터리를 영화로 재편집한 다큐멘터리 영화 <어른 김장하>는 ‘꼰대가 아닌 진짜 어른’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오는 15일 개봉.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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