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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영화톱기사

파나히 감독을 응원합니다

영화 노베어스 스틸컷

이란의 전설적 감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밑에서 조감독 생활을 한 지파르 파나히는 1995년 첫 장편 영화 <하얀 풍선>으로 칸영화제에서 황금카메라상(신인 감독상)을 수상했다.

이후 그는 <거울> <써클> <붉은 황금> <오프사이드> <이것은 영화가 아니다> <닫힌 커튼> <택시> <3개의 얼굴들>을 내놓았고, 2022년엔 <노 베어스>를 내놓았다.

하지만 정작 자국 내에선 <하얀 풍선> 외에 그 어떤 작품도 개봉하지 못했다.

참고로 그가 지금까지 내놓은 작품은 모두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수상을 했다.

그렇다면 개봉조차 못할 정도의 형편 없는 작품도 아닌데, 왜 개봉하지 못했는지 궁금할 것이다.

바로 정치적 탄압 때문이다. 그는 2009년 시위 도중 총에 맞아 숨진 학생의 추모식에 참석했다가 반정부 시위에 동조했다는 이유로 6년의 징역형과 더불어 20년간 출국금지 및 영화 제작 금지, 언론 인터뷰 금지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가택연금 상태에서 2013년 <닫힌 커튼>을 만들어, 베를린영화제에서 은곰상을 수상했다.

2018년에는 <3개의 얼굴들>로 칸영화제 각본상을 받았으나, 출국금지 조치로 직접 수상하진 못했다.

심지어 그는 2011년 가택연금 상태에서 아예 <이것은 영화가 아니다>라는 제목으로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어 USB를 케이크 속에 감춰서 칸영화제에 출품하기도 했다.

이렇게 정부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창작 활동을 이어 온 그가 2022년 자기의 상황이 고스란히 반영된 영화 <노 베어스>를 선보였다.

극 중 파나히 감독은 출국하지 못하는 까닭에 튀르키예와 이란의 국경 근처에 위치한 마을에서, 튀르키예 현지에 있는 스태프와 배우들에게 화상으로 연기 지도를 한다.

자유롭게 유럽여행을 가기 위해 자라(미나 카바니 분)는 브로커를 통해 한 프랑스 여자의 여권을 넘겨받아 출국을 준비한다.

하지만 함께 가기로 한 박티아르의 여권을 구하지 못해 당장은 가지 못하고 시간이 지체된다.

한편, 출국이 금지돼 이란의 한 작은마을에 머무는 파나히 감독은 여유 시간에 카메라에 마을 사람들의 모습을 담는다.

그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다. 아이들의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옆에 있던 고잘이라는 여자와 솔두즈라는 남자가 함께 있는 사진을 찍었느냐며 촌장부터 고잘의 아빠, 솔두즈 그리고 고잘의 정혼남 야굽까지 찾아와 두 사람의 사진을 내놓으라고 한다.

감독은 두 사람의 사진을 안 찍었다며, 메모리카드를 통째로 넘긴다.

그러자 촌장은 마을 전통에 따라 맹세의 방에 가서, 두 사람의 사진을 안 찍었다고 맹세하라고 요구한다.

결국 감독은 맹세식을 위해 맹세의 방에 가고, 코란에 손을 얹고 맹세하기보다는 카메라로 맹세하는 걸 촬영한 후, 영상을 모두에게 복사해 주겠다며 타협한다.

영화는 도피를 꿈꾸는 두 커플의 모습을 보여준다.

현재 튀르키예에 있는 자라와 박티아르, 사랑을 위해 정혼자 대신 다른 남자와 몰래 도망가려고 준비 중인 고잘과 솔두즈 커플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실 이 영화에서 스토리는 중요치 않다.

이 영화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극 중 자라 역을 맡은 미나 카바니와 지파르 파나히 감독의 상황이 영화 속과 같다는 점이다.

미나 카바니는 2014년 선보인 영화 <레드 로즈>에서 누드신을 찍었다는 이유로 이란 정부로부터 “이란 최초의 포르노 여배우”라는 맹비난을 받아, 고국인 이란에 돌아가지 못한 채 지금까지 프랑스에서 난민으로 지내고 있다.

그런 까닭에 이 영화를 찍기 위해 그녀가 다시 이란으로 돌아갈 수도 없고, 감독은 이란 밖으로 출국할 수 없는 상황이라 실제로 극에서처럼 감독은 이란에, 배우는 튀르키예에서 이 영화를 찍었다.

처음엔 촬영현장에 감독이 없어서 두려웠지만, 감독과 오랜기간 작업한 스태프들의 노련함 덕분에 잘 적응했다는 후문.

이렇듯 파나히 감독은 줄곧 자기의 이야기를 극에 반영해 페이크 다큐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 영화 역시 2022년 베네치아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지만, 당시 파나히 감독은 징역 6년을 채우라는 이유로 체포돼, 구금된 상태에서 수상 소식을 들어야 했다.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자유로운 창작활동을 응원하기 위해 꼭 이 영화를 봐주면 좋겠다. 이달 10일 개봉.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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