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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영화톱기사(우측)

개가 사람보다 낫다?!

영화 도그맨 스틸컷

한밤중에 30대 백인 남성 용의자를 찾기 위해 검문하던 경찰은 핑크 드레스를 입고, 개 수 백 마리를 싣고 어딘가로 가는 트레일러 기사를 체포한다.

차림새도, 짐칸의 개들도 수상한 이 남성은 유치장에 갇히고, 남성을 심문하기 위해 정신과의사인 에블린(조조 T. 깁스 분)이 급히 불려 온다.

그렇게 더글라스, 일명 ‘더그’라는 남성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투견으로 돈을 벌던 더그의 아빠는 개의 폭력성을 기르기 위해 일부러 굶겼고, 어린 더그가 개에게 먹이를 주자 개가 가족보다 좋으냐며 더그를 개 우리에 가뒀다.

보다 못해 임신 7개월의 엄마가 집을 나가고, 더그는 그렇게 얼마동안인지도 모를 만큼 긴 시간 동안 개 우리에서 지냈다.

그러다가 아빠 때문에 손가락 1개를 잃은 것은 물론 양다리에 보조기를 차고 지내는 신세가 됐다.

이렇게 살 수는 없어 그는 잘린 손가락을 봉지에 넣어 개에게 건네 경찰에게 갖다 줘, 드디어 자유의 몸이 됐다.

아빠와 형은 모두 실형을 선고 받았고, 그는 보육원으로 가게 됐다.

개 우리에서 지내지 않아도 되는 건 좋았지만, 가족같은 개들과 함께 하지 못하는 것 때문에 힘들었다.

그 무렵 샐마(그레이스 팔마 분)라는 누나를 만나 셰익스피어를 알게 됐고, 시와 분장은 더그에게 자유를 선사했다.

하지만, 샐마가 더 큰 꿈을 찾아 떠났고,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된 더그가 샐마를 찾아갔을 땐 이미 결혼해 임신한 상태임을 알게 실망한다.

유기견 보호소를 운영하는 더그에게 뉴저지주에서 폐쇄 명령을 내리자, 더그는 개들을 데리고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떠난다.

먹고 살기 위해 일자리를 찾지만, 휠체어 장애인에게 일자리를 주겠다는 곳을 찾지 못해 애를 먹는다.

그런 그에게 기회를 준 건 바로 여장하고 노래하는 드랙퀸 쇼를 하는 곳이었다.

첫 무대에서 간신히 두 다리로 서서 에디트 피아프의 노래를 멋들어지게 노래하자 관객도, 동료도, 사장도 환호한다.

그렇게 그는 매주 금요일마다 무대에 서게 됐고, 외로운 고객들에게 유기견을 연결해 주면서 돈을 벌게 된다.

이 영화는 실제로 한 아빠가 자기 아들을 개 우리에서 4년간 키운 실화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

더글라스는 신실한 척하며 자기를 학대하는 아빠와 형 대신 개들의 사랑을 받으며 자란다.

개들은 더글라스와 공동체를 이뤄 그의 팔, 다리가 되어 주기도 하고, 외부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해 주기도 한다.

개 우리에 갇힌 그는 형이 내건 현수막에 쓰는 ‘하나님의 이름 안에서’(IN THE NAME OF GOD)이라는 문구를 거꾸로 보고, DOG(개)라는 단어에 안정감을 찾는다.

그래서 자기 이름도 ‘도그’와 비슷한 ‘더그’라고 줄여서 부르고, 성인이 되어선 ‘도그맨’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면서 개들을 이용해 의뢰받은 사건을 해결해 주기도 한다.

이 영화엔 총 115마리의 개가 동원되었는데, 더그와 호흡을 맞춰 척척 일을 해내는 개들을 보고 있노라면 개가 사람보다 낫구나 싶기도 하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 개들이 더그 주위를 에워싸는 장면은 환상적이기까지 하다.

장애가 있는 더그가 홀로 집에 있을 때 나쁜 놈들이 쳐들어와도 딱딱 타이밍을 맞춰 그들을 처치하는 개들의 모습을 보면, 꼬마 혼자 집을 지키는 <나홀로 집에>가 떠오른다.

이렇게 훌륭한 개들의 연기를 위해선 25명의 훈련사가 현장에서 애쓴 덕분이라고.

아빠와 형은 학대하고, 엄마는 보다못해 가출하고, 짝사랑하던 샐마는 배우가 되겠다며 떠나더니 다른 남자와 결혼하는 등 사람들은 계속해서 더글라스에게 상처를 줬지만, 그때마다 개들은 그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었다.

그렇다면 더글라스가 ‘도그맨’이 되어 수 백 마리의 개들과 살아가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게 아닐까?

처음 관객과 극 중 경찰은 수 백 마리의 개를 데리고 어딘가로 가는 여장남자를 보고 경계하지만, 사실 그는 외로운 사람이다.

사람에게 상처받은 건 물론이고, 갈 곳도, 일할 곳도 마땅치 않은데다 장애까지 얻게 되었다. 그리고 가족들도 곁에 남아있지 않아 홀로 지내는 처지다.

그런 그에게 때론 손이 되어 주고, 발이 되어 주고, 힘들어하면 핥아주고, 낯선이가 공격하려 하면 보호해 주는 개들은 가족 그 이상이다.

이런 걸 보면 차라리 사람보다 개가 낫다는 생각이 절로 들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단지 그의 외모나 개의 숫자만 보고 대번에 그가 수상한 사람이라고 오해한 것이다. 편견이 이렇게 무섭다.

뤽 배송 감독이 연출하고, 리얼한 연기를 위해 6개월 동안 휠체어에 앉아 생활한 케일럽 랜드리 존스의 열연이 돋보이는 영화 <도그맨>은 이달 24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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