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이념에 매몰된 이들에게 바치는 영화

차에 성조기와 태극기를 달고, 큰 글씨로 ‘빨갱이 척결’을 써붙이고 다니는 장수(민경진 분)는 ‘조용히 살고 싶다’면서 온갖 일에 간섭하기 바쁘다.
심지어 간첩 잡겠다며 박영훈(허준석 분) 중사 집에 몰래 침입했다가 자기 집에 세 들어 사는 101호 여자 민서(박세진 분)랑 마주친다. 서로 박 중사는 자기가 잡아야 한다며 사제 총을 들이댄다.
탈북민은 군 면제인데 자원해서 직업군인이 된 박 중사가 수상하다는 게 두 사람의 공통된 의견이다.
동생 민준이가 박 중사가 간첩이라고 말한 직후 의문사했는데, 박 중사가 이를 종결 처리한 게 수상해 간첩이 확실하다는 게 민서의 주장이다.
이에 장수가 그건 직접적인 근거가 아니라며, ‘진짜 박 중사의 집’을 알아내야 한다고 말한다.
박 중사에게 접근하기 위해 그가 꾸린 탈북민 게이트볼 동호회에 가입하기로 한 두 사람은 각자 탈북민 양장수와 손녀 양서민으로 신분을 꾸민다.
곧 대회가 있어서 다음 주부터 주 3일씩 모인다는 말에 두 사람이 살짝 당황한다. 박 중사 잡으려다가 내가 먼저 죽겠다 싶어 민서가 자기는 자기 식대로 박 중사를 잡겠다며, 장수 혼자 훈련에 가라고 한다.
장수가 연습장에 오니 아무도 없다. 그때 영훈이 군복을 입고 나타나 자기 모습을 보고도 궁금한 게 없냐며 장수를 압박한다.
그 사이 박 중사의 집에서 민서가 박 중사가 간첩이라는 증거를 발견한다.
영화 <간첩사냥>은 ‘간첩 사냥’이라는 소재와 제목 때문에 극우세력이 관심가질 법한 영화지만, 마지막까지 영화를 보다 보면 긁힐 수 있다.
처음에는 열렬한 태극기부대 양장수가 간첩 잡기에 혈안이 된 것처럼 보이지만, 이야기가 후반부로 가면서 ‘간첩 사냥’에서 ‘박 중사 찾기’로 전환된다.
또, 장수가 그토록 영훈을 잡고 싶어 했던 진짜 이유가 밝혀지는데, 이 대목에서 극우세력이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아직도 낡은 이념에 빠져 자신만의 세계에 사는 극우세력을 ‘긁는’ 블랙코미디 영화 <간첩사냥>은 오는 25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