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전쟁 좀 멈추길!

2024년 1월 29일 가자지구에 폭격 명령이 떨어지자, 팔레스타인 적신월사(붉은 초승달 모양의 표장을 사용하는 이슬람권의 인도적 구호 단체)에 구조요청 전화가 빗발친다.
어느 여성과 통화하던 상담원 오마르는 수화기 너머의 여성이 총격으로 사망하자 충격받는다.
잠시 후, 한 남성으로부터 자기 조카를 구해달라는 전화를 받고 알려준 번호로 전화를 건다.
힌드라는 6살 소녀가 차에 갇혔는데, 동승한 삼촌과 이모, 사촌은 죽었다며 자기를 구하러 와 달라고 한다.
조금 전 통화하던 여성이 죽는 일을 겪은 오마르(모타즈 말히스 분)는 상관인 마흐디(아메르 흘레홀 분)에게 8분 거리에 있는 힌드를 구하러 당장 구조대원을 파견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마흐디는 이미 많은 구조대원이 전장에서 목숨을 잃었기에 이스라엘군과 사전 협의 없이 구조대를 파견할 수 없다며 조정이 우선이라고 말한다.
바깥 상황을 보려고 힌드가 창밖을 내다보자, 군인들이 힌드에게 총을 난사하고 있다는 힌드의 말을 듣고 당장 구조대를 보내야 한다고 해도 마흐디는 조정이 우선이라는 말만 반복한다.
그 사이 힌드가 탄 차 쪽으로 탱크가 다가오고 있다고 한다. 탱크가 진짜 가까이 있다는 말을 끝으로 전화가 끊긴다.
그렇게 힌드와 통화한 지 1시간 동안 구조는 못 하고 시간만 흘려보낸다.
이에 오마르는 도보 40분 거리에 있는 구조대원에게 당장 걸어서 힌드를 구하러 가 달라고 요청하지만, 마흐디가 이를 제지한다.
오마르와 함께 힌드랑 통화하던 라나(사자 킬라니 분)는 이미 힌드가 고인이 됐다고 생각해 슬픔에 잠긴다.
하지만, 다시 힌드와 통화가 되자 적신월사 직원들 모두 흥분한다.
그러난 이스라엘군의 조정 파트너인 이스라엘 적십자사에서 조정을 거부한다.
힌드는 빨리 자기를 데리러 와 달라는 말만 하고, 구조대원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채 선뜻 구조대를 파견할 수도 없어 모두 발만 동동 구른다.
결국 힌드와 통화 녹음파일을 SNS에 올려 여론전을 펼치기로 한다.
몇 시간째 힌드와 통화하면서 이성(理性)을 잃은 라나를 심리상담사인 니스린(클라라 코우리 분)가 진정시킨다.
그 와중에 힌드가 갑자기 말이 없어지자, 오마르가 마흐디에게 당장 구조대를 보내야 한다고 윽박지른다.
모두 예민해진 상황에서 드디어 구조대 출동 허가가 떨어진다. 허가된 경로로 잘 가던 구급차량이 갑자기 멈추고, 통신도 끊긴다.
잠시 후, 폭격으로 길이 무너져 다시 안전한 경로를 확인해야 한다는 현장보고가 들어온다.
다시 경로를 받아 구조대가 힌드 목전까지 가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힌드를 찾았다는 말과 함께 총성이 울리고, 구조대와 통신이 두절된다.
구조대와 힌드의 생사를 확인할 길이 없다가 이스라엘군이 물러간 후인 사건발생 12일차에 이들의 생사가 확인됐는데, 힌드가 탄 차는 무려 355발의 총을 맞고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고, 힌드를 구하러 가던 구조대원도 폭격으로 사망한 채 발견됐다.
영화 <힌드의 목소리>는 2000년 전 자기 조상이 살던 땅이라며 전쟁을 벌이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실제 팔레스타인 적신월사에 걸려온 구조요청 통화 내용을 사용해 사실감을 높였다.
아직 유치원생이라는 6살 꼬마 힌드는 바닷가에 가서 놀고 싶다던 어린 소녀였다. 하지만,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같이 차에 탄 삼촌과 이모, 사촌이 사망하자 두려움 속에 구조요청을 했다.
한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다지만, 구조대원의 생명도 귀하기에 적신월사 내에서 구조대원의 안전이 보장되어야 한다, 당장 아이를 구하러 가야한다는 의견이 갈린다.
깜깜해지면 무서우니 빨리 오라는 힌드의 말에 퇴근도 못하고 몇 시간 동안 백방으로 노력해 결국 이스라엘 측으로부터 안전이 보장되는 경로를 전달받아 힌드를 구하러 간다.
그러나 결국 팔레스타인의 땅을 빼앗고 싶어하는 이스라엘은 아무 죄도, 힘도 없는 어린이를 죽이고, 그 어린이를 구하러 가던 인도주의 정신으로 무장한 구조대원도 죽인다.
우연히 힌드의 구조요청 전화 내용을 들은 감독이 힌드의 엄마를 설득해 이를 영화화했는데, 단순히 사건을 재현하는데 초점을 두지 않고, 한 아이의 목소리를 지우지 않기 위한 윤리적 약속이자 기억의 보존에 가까웠다는 게 감독의 말이다.
또 당시 힌드를 구하기 위해 애쓴 적신월사 직원들이 무슨 말을 했는지보다 ‘그 순간 무엇을 느꼈는가’를 보여주려 했다.
그리고 대본은 있지만, 힌드의 실제 육성을 통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을 보여줌으로써 극영화와 다큐멘터리의 중간에 있는 그래서 장르적으로 뭐라 딱 규정하기 애매모호한 그런 작품이다.
이런 진정성이 통했는지 브래드 피트와 호아킨 피닉스 등이 제작자로 참여하기도 했으며, 국내 개봉에는 배우 소지섭이 힘을 보태기도 했다.
예수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유대교 국가인 이스라엘은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예수의 지상명령을 거부한 채, 지금도 주변국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있다.
부디 이 영화가 세계인들에게 퍼져서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더 나아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이 끝나길 두 손 모아 기도한다. 이달 15일 개봉.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