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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탈시설과 자립에 대해 이야기 하다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스틸컷

천주교에서 운영하는 장애인 생활시설에서 만난 세하(신하균 분)와 동구(이광수 분). 동구는 몸은 멀쩡하지만 세하 없이는 자기 이름도 못 쓰고 도장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는 지적장애인이고, 세하는 목 아래로 마비가 돼 동구가 없이는 세수는 고사하고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는 지체장애인이다.

둘은 서로에게 때로는 머리가 되어 주고, 때로는 팔 다리가 되어주면 친형제처럼 20년을 함께 보냈다.

지능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세하가 대학을 다닐 수 있었던 이유도 동구가 4년 내내 함께 했기에 가능했다.

가끔 동구는 묻는다. 자기 엄마도 세하 엄마처럼 하늘나라에 간 것이냐고. 아니라고 너희 엄만 널 버렸다고 차마 말할 수 없어 그냥 형 말 잘 들으면 엄마가 올 거라고 세하는 답한다.

그렇게 둘은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며 형제처럼 지낸다. “약한 사람들은 서로 함께 할 수 있어서 사실은 강자보다 더 강하다”는 시설장인 박 신부(박철민 분)의 말에 위안 받으며 살아간다.

하지만 박 신부가 세상을 떠나자 후원금이 끊기고, 정부 보조금마저 끊긴다. 점점 빚이 쌓인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책임의집’에서 가장 똑똑한 세하가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투 해 보지만 한계가 있다.

그는 결국 수영 하나는 끝내주게 잘 하는 동구를 앞세워 수영대회에 출전시켜 상금도 받고, 자신들의 처지도 세상에 알리려고 한다.

하지만, 무슨 일인지 동구는 대회 도중 경기를 중단하고 상금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도 물거품이 된다.

설상가상 지자체에서는 해당 시설에 대한 폐쇄절차를 밟기 시작하고, 생활인 전부를 타시설로 옮긴다.

자립(自立)을 선택해 또 다시 시설 입소만을 피한 세하와 동구 앞에 갑자기 20년 만에 동구 엄마가 나타난다.

그때는 자신도 사정이 있었다며 이제라도 동구와 함께 살겠다며, 그동안 세하가 동구를 수족처럼 부리며 착취한 것 아니냐고 따진다.

결국 재판까지 가게 되고, 동구는 자신의 성년후견인으로 엄마를 선택한다.

그렇게도 형이랑 살고 싶다고 몇 번이고 이야기 하더니, 법정에서 왜 갑자기 말을 바꾸나 싶어 당황스러운 세하.

그러나 시간이 흘러, 사실 동구도 세하와 살고 싶었으나 그의 곁엔 자신의 수영코치인 미현(이솜 분)이 있기에 자신이 떠나도 상관없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동구 역시 시간이 지나 세하 옆에 미현이 없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는다. 세하는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면 화장실도 못 가고, 밥도 못 먹고, 휠체어를 이동시킬 수도 없는데 미현이 자신처럼 24시간 내내 붙어있지 않고 따로 산다는 사실을 알고는 다시 세하에게 돌아간다.

이 영화는 지체장애인인 최승규 씨와 지적장애인인 박종렬 씨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한 영화다.

앉아서 입으로만 연기해야 하는 탓에 연기력이 좋아야해 신하균이 세하 역에 낙점됐고, 지적장애인에 대한 자연스러운 연기가 가능한 이광수가 동구 역을 맡게 됐다.

또 동구의 수영 코치인 미현 역을 맡은 이솜은 수준급의 수영실력을 뽐내야 하는 탓에 수영 연습에 매진했다고 한다.

세 사람이 만들어내는 하모니는 여타의 장애인이 주인공인 영화와 차별화 되어 있다. 장애의 특성을 이용해 코믹한 캐릭터를 만들어 내거나, 혹은 무조건 신파로 흐르는 다른 작품들과 달리 이 작품은 탈시설과 자립생활에 대해 아주 자연스럽게 이야기 한다.

과연 먹여주고, 재워주고, 빨래도 해주는 시설에 사는 것만이 장애인에게 최선의 선택일까? 몸이 불편한 장애인은 서로에게 의지해서 자립해서 사는 것이 꿈같은 이야기일까?

제작단계에서부터 장애인 당사자들이 자문을 한 까닭에 이 작품은 탈시설과 자립생활에 대해 관객들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자연스레 제공한다.

또 아주 사소한 대사 같지만, 장애인의 반대말이 ‘일반인’이 아닌 ‘비장애인’이라는 대사 역시 우리가 무심코 아무생각 없이 써 왔던 단어가 사실은 장애를 ‘다름’이 아닌 ‘틀림’으로 구분지어 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나의 특별한 형제>는 꼭 장애인이 시설이나 가족의 보호 아래 사는 것만이 안전하고,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있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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