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소박한 꿈 앗아간 그들
가수 조관우의 첫 영화 주연작 <세하별>은 감독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소작농의 아들로 ‘무려’ 고등학교까지 마친 칠성(장윤서 분)이 반강제로 공장에 취직하지만, 아직 미숙해서인지 사고를 당해 한쪽 팔을 잃는다.
5년 후, 칠성은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변변치 않은 삶을 살고 있다.
동네 사람들은 ‘세계시골축제’를 앞두고 이런 국제행사를 열면 이제 땅값이 강남만큼 오르는 것 아니냐며 한껏 들뜬다.
그런데 하필 행사장 부지에 있는, 다 쓰러져가는 태원(조관웅 분)의 집이 거슬린다.
이에 주민들은 그냥 확 태원의 집을 부수자며, 태원을 강제로 다른 집으로 이사시킨다. 태원은 소식이 끊긴 아들 칠성을 그리워한다.
아빠 생일을 앞둔 칠성이 길을 가다가 한 소녀가 들고 있는 케이크를 물끄러미 쳐다보자, 소녀가 가지라며 준다.
문제는 칠성이 받은 케이크가 사실은 방 검사(현우섭 분)가 뇌물로 청장(현우석 분)에게 주기 위해 그 딸한테 준 것이었다는 점.
이에 화가 난 방 검사가 칠성을 강력사건 용의자로 지목하고, 언론 플레이를 한다.
언론 보도를 본 마을주민들이 칠성이 때문에 동네 이미지가 추락했다며, 태원한테 분풀이한다.
방 검사의 포위망이 점점 좁혀오자, 곤경에 처한 칠성에게 과거에 같이 공장에서 일했던 선자(안이서 분) 누나가 손을 내민다.
선자 누나랑 도망자 신세가 된 칠성은 우여곡절 끝에 아빠와 재회한다.
이 영화는 단지 아빠랑 서울에 있는 아파트에서 사는 게 꿈이었던 청년이 산재로 장애인이 되고, 장애 때문에 노동력을 상실해 노숙인으로 전락했다가, 검사의 조작으로 누명을 쓰게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에 더해 과거 오랫동안 자기 집 소작농으로 일한 태원에게 땅을 줬던 방 검사의 부친이, 그 땅이 가격이 많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자 도로 땅을 빼앗기 위해 태원을 지적장애인으로 만들어 본인이 성년후견인이 되고, 담당 공무원과 공모해 땅을 뺏으려 드는 모습이 더해져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종합선물세트처럼 보여준다.
그나마 마지막에 방 검사의 사주로 칠성에 대해 악의적 보도를 하던 윤 기자(박하은 분)가 회심해 방 검사의 민낯을 까발리면서 통쾌함을 선사한다.
한없이 순수하고 아들밖에 모르는 아빠 태원 역에는 <늪> <꽃밭에서>를 부른 조관우가 캐스팅됐고, 이문식과 박노식 등 연기파 배우들이 칠성과 함께 생활하는 노숙인 역을 맡아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다른 독립영화에 비해 완성도가 높아 아직 개봉도 안 했지만 벌써 5.5천 석을 확보(참고로 독립영화는 1만 관객만 들어도 대박으로 친다.)했다고 한다.
영화 <세하별>은 25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