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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영화톱기사(우측)

삶이란 원래 이런 것

영화 다잉 스틸컷

남편 게르드(한스-우베 바우어 분)가 맨몸에 셔츠만 걸치고 이웃집에 가도 리시는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리시(코린나 하르포우츠 분)도 건강이 좋지 않아 말릴 기운도 없기 때문이다.

뒤늦게 통화가 된 아들 톰(라르스 아이딩거 분)이 (아빠 상태가 안 좋으니) 바쁘지만 집에 들리겠다고 하자, (빈말로) 안 그래도 된다고 하니 그러면 나중에 오겠다고 한다.

눈이 어두운 리시가 정신이 온전하지 않은 남편의 코치를 받으며 운전해서 밖을 나선다.

외출했다가 집에 돌아오니, 보험사 직원이 방문한다. 그는 리시가 게르드의 요양 등급을 높이기 위해 애쓴다고 생각해 원래 다들 그렇다며 게르드의 상태가 그리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다.

그날 밤, 잠을 자던 리시가 숨이 넘어갈 듯해 남편한테 도움을 청하지만, 정신이 온전치 않은 게르드는 신경도 안 쓰고 화장실에 간다.

다행히 리시의 비명을 들은 이웃이 달려와 목숨을 구했다.

리시가 입원한 동안 게르드는 요양원에 입소했다. 퇴원한 리시가 혼자 자는데, 빗소리에 깨어 밖을 내다보니 요양원에 있어야 할 남편이 우산도 없이 마당을 거닐고 있다. 걱정은 되지만, 리시는 모른 척한다.

어느 날 밤, 게르드가 요양원에서 자다가 낙상사고로 세상을 떠난다.

장례식에 오던 톰은 카 쉐어링으로 빌린 전기차가 꿈쩍도 안 해, 제시간에 오지 못한다.

수목장이 끝난 후에야 톰이 집에 온다. 리시는 톰한테 질암에 걸려서 여생(餘生)이 얼마 안 남았다고 고백한다.

오늘은 아빠를 위한 날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톰은 엄마가 아빠 얘기는 안 하고 본인 얘기만 하는 게 짜증 난다. 그러나 엄마는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이고, 산 사람은 산 사람이라는 태도를 취한다.

이에 톰이 자기 8살 때 얘기를 꺼내며 그때 왜 그랬냐고 따지니, 솔직히 그때 일은 기억이 안 난다며 당시에 자기가 톰을 좋아하지 않았던 이유를 알려준다.

한편, 끝내 아빠의 장례식에 오지 못한 엘렌(릴리즈 스탕겐베르크 분)은 호텔에서 조식을 먹다가 잠들었다가 깨어나 여기가 어딘지도 몰라서 프런트에 물어보고 나서야 (독일이 아닌) 라트비아라는 걸 안다.

서둘러 출근한 엘렌은 같이 일하는 치과의사랑 둘이 저녁을 먹다가 눈이 맞아서 잠자리를 갖는다. 이후로도 둘은 술 먹고, 잠자리를 하기를 반복한다. 그러던 어느 날, 제바스티안(로널드 지펠트 분)이 유부남인 걸 고백하자 엘렌이 “행복한 가정이냐?”고 묻더니 관계를 이어간다.

그런가 하면, 지휘자인 톰의 절친인 작곡가 버나드(로버트 귀섹 분)가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다가 결국 생을 마감하자 톰은 그가 남긴 <죽음>이라는 곡을 공개한다.

영화 <다잉>은 무려 3시간에 달하는 아주 긴 영화다. 그래서 챕터를 나눠서 각자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는 하나로 엮인다.

이 영화를 좀 더 쉽게 관람하려면 톰의 관점에서 각자의 스토리를 따라가는 편이 좋다. 치매에 걸린 아버지와 암에 걸린 어머니 그리고 유부남한테 빠진 ‘오늘만 사는’ 동생 엘렌과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친구 버나드는 각자 죽음(dying)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영화를 연출한 메티아스 글래스너 감독은 부모님이 돌아가시기 전 여러 해 동안 병마(病魔)로 고통받는 모습을 지켜봐 왔으며, 그 시간 동안 부모님을 제대로 보살피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함께 “나는 왜 죽어가는 부모님을 사랑할 수 없고 그 과정을 회피하려고만 하는가”에 대한 물음에 빠져들었고, 이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한다.

영화는 주인공 톰처럼 다양한 희노애락을 겪는 관객에게 위로와 공감을 전한다. 오는 10일 개봉.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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