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트렌스 젠더도 있구나!

다큐멘터리 영화 <에디 앨리스: 테이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달리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트랜스 젠더 에디와 앨리스를 보여준다.
영화 <동주> 제작 당시 조명 스태프로 참여했던 앨리스. 그는 트랜스 젠더로, 이준익 감독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앨리스 같다고 지어준 닉네임을 사용 중이다.
그는 협력하는 게 좋아 영화작업에 계속 참여 중이다. 어릴 때 여자로 살아왔는데, 어느 날 집에 전화를 건 ‘큰언니’가 목소리가 남자 같다고 해서 이제 남자로 살아야겠다고 생각해 거친 조명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결혼 후 아내랑 잠자리를 가질 때도 ‘남자구실’을 하는구나 싶어 성 정체성에 대한 고민 없이 행복하게 살았다.
그러나 결국 이혼했고, 5년 동안 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어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이제는 선택할 때라고 말했다고 한다.
성형부터 하고 성기 수술을 하는 게 보통인데, 앨리스는 성기부터 수술했다. 그리고 마흔 살 넘어 얼굴을 고쳐봤자 얼마나 나아질까 싶어서 성형수술은 안 했다.
그래서 입구에서 거절당할 게 뻔하다고 생각해 한 번도 여탕에 가 본 적이 없다.
그는 여자가 된 후 그동안 꿈꾼 일을 실천하기로 마음먹고 국립현대무용단에 가서 춤을 배워본다. 촬영을 구실로 1대1 레슨을 받는데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무가가 편견 없이 계속 1대1 레슨을 해 주자 점차 나아진다.
그리고 또 1명, 35살의 박애디. 도움이 필요한 성 소수자 청소년을 상담하는 게 직업이다.
집에서도, 주위에서도 남자로 대해서 남자를 좋아하는 남자인가 싶어 게이 모임에 나가본 후에야 본인은 게이가 아니라, 여자라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애디의 말을 들은 엄마가 “너 군대 가기 싫어서 그러지?”라고 하자, 자기를 이해 못하는 엄마 때문에 그런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려고 입대했다.
어릴 땐 조카들이 아무 생각 없이 애디랑 지내다가 초등학교 3~4학년이 되면서 혼란스러워 하는 걸 보고 ‘이모’나 ‘삼촌’ 말고 그냥 ‘애디’라고 부르라고 하니, 오히려 쉽게 받아들였다고 한다.
영화는 이렇듯 에디와 앨리스라는 두 성 전환자 여성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그들은 성 전환 이후에도 여전히 그동안과 같은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보통 성전환을 하면 트랜스 젠더 바에서 일하거나 성매매를 하기도 하는데, 이들은 그런 삶 대신 평범하게 영화 스태프로 일하거나, 상담가로 활동 중이다.
이 영화가 다른 다큐멘터리 영화와 다른 점은 ‘연출’이 눈에 띈다는 것이다. 예컨대 애디와 엘리스가 여탕에서 목욕하는 장면을 찍기 위해 스태프들이 장비를 들고 여탕에 들어가 온전히 두 사람만 있는 여탕의 모습을 보여준다거나 하는 장면이 눈에 띈다.
이에 대해 김일란 감독은 지난 1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연출된 장면이 아니고선 리얼리티에 다가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두 사람이 경험한 목욕탕, 여자 화장실에서의 차별적 경험, 사회적인 혐오에 대해 어떻게 두 사람이 견디거나 반응했는지 하는 순간을 잘 드러내기 위해 연출을 택했다”고 말했다.
보통의 다큐멘터리 영화와 다른 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시네마틱 디스포리아’를 통해 영화 관람 전 강의를 통해 관객이 문제의식을 품은 채 영화를 보고, 상영 후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기자간담회에서 애디는 “풍자, 하리수 같은 사람도 있지만, 평범하게 살아가는 트랜스 젠더도 많다. 그중 한 명으로서 그 모습을 보여주는 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라며 “몸을 바꾸는 것도 트랜지션이지만, 제가 저를 잃지 않기 위해 계속 아등바등 제 식으로 해석하고, 생각하는 것도 트랜지션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문법으로, 트랜스 젠더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영화 <에디 앨리스: 테이크>는 이달 28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