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가진 진실의 절반, 영화 ‘하나 그리고 둘’

 

오는  28일 개봉하는 영화 <하나 그리고 둘>은 제53회 칸영화제 감독상(2000)을 수상한 에드위드 양 감독의 섬세한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그의 유작이기도 한 영화 <하나 그리고 둘>은 8살 소년 ‘양양’과 가족의 일을 담담하게 풀어내며,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대만의 에드워드 양 감독은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으로도 잘 알려진 감독으로 인간의 삶이라는 것을 주관적이면서도 객관적인 시선으로 잔잔한 감동을 전해준다.

 

 

영화는 ‘양양’ 외삼촌의 결혼식에서 시작된다. 길일을 택해 결혼한다는 외삼촌의 신부는 임신 한 채 결혼식을 올리고 외삼촌의 전 여자친구는 결혼식에 찾아와 외할머니의 기분이 좋지 않다.

결국 외할머니는 피로연 참석을 하지 못해 집으로 돌아가고 양양의 아버지 NJ와 누나 팅팅이 집으로 모셔다 드린다.

집에 들른 김에 쓰레기를 버리라는 아버지의 말에 팅팅은 쓰레기를 정리하지만 새로 이사 온 이웃 리리와 그의 남자친구 패티가 만나는 것을 보고 쓰레기 치우는 것을 잊어버린다.

결혼식장에서 양양은 나이에 비해 작은 체구로 여자아이들의 괴롭힘을 당하고, NJ는 결혼식이 열리는 호텔에서 우연히 30년 전 첫사랑을 재회한다.

그 시간, 집에 계시던 외할머니는 쓰레기장 옆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지게 된다. 길일에 한 결혼식 당일에 일어난 일들이다.

팅팅은 자신이 쓰레기를 버리지 않아 외할머니가 버리다 일어난 사고로 죄책감을 가지지만 다른 사람에게 그 사실을 말하지 못한다.

양양의 엄마 민민은 자신의 어머니가 혼수상태인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해 마음을 추스르러 절에 들어간다.

결혼식 당일에 일어난 양양의 외할머니의 사고에서부터 외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장례식이 끝날 때가지 영화가 진행된다.

그 사이 일어나는 일련의 작고 큰 사건들은 ‘삶’이라는 것으로 귀결되며 고단한 삶을 살고 있는 우리 모두를 돌아보게 한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고민이 있다. 그리고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

영화 <하나 그리고 둘>은 이런 사건들을 조용히 따라가며 담담한 시선으로 보고 있다.

양양의 카메라로 들여다 본 시각이 보여주고 싶지 않은 진실의 절반이며, 감독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왜 세상은 우리 생각과 다를까요?”라는 팅팅의 질문에 인물 각자의 입장에서 답변을 들려준다. 그 또한 우리의 생각과 다르지 않음을 느낄 수 있다.

이 영화를 보고 싶은 분은 꼭 극장에서 보길 바란다. 러닝타임이 175분으로 길어,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 조금 지루한 것을 넘기면 영화 속 인물의 각각의 삶에 매료되어 시간이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