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안에 폭탄이 있다?!
온라인 쇼핑몰의 성장세가 두드러져 이마트, 홈플러스 등 기존의 오프라인 마트의 매출은 예전만 못하다.
단지 저렴한 것을 넘어 당일배송, 새벽배송 등 빠른 배송으로 많은 이들이 온라인 쇼핑을 이용한다.
마스크나 도마, 생수 같은 것부터 오토바이, 전기자전거 등 안 파는 물건이 없으니 더더욱 굳이 시간 들여서 마트까지 이동해서, 줄 서서 결제한 후, 무거운 짐을 차에 싣고 올 필요가 없다.
그런데 만약 우리가 즐겨 사용하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폭탄을 판다면 어떻게 될까? 아니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배송된 박스를 여는 순간 폭발한다면?
영화 <라스트 마일>은 미국에 본사를 둔 ‘데일리 패스트’라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벌어진 일을 그린 작품이다.
데일리 패스트에서 사토라는 고객에게 발송한 택배를 뜯는 순간 폭발한다.
다음 날 아침부터 예정대로 블랙 프라이데이 세일이 시작되고, 주문이 늘 것에 대비해 관동센터의 파견직원 수를 100명 정도 늘린다.
센터장인 엘레나(미츠시마 히카리 분)가 이날 처음 발령받아 출근해, 센터를 한 바퀴 둘러보자, 경찰이 들이닥친다.
엘레나가 우리는 폭발할 만한 물건 자체를 안 판다며 사토가 받은 물건을 확인해 보니 ‘데일리 폰’이다.
데일리 패스트가 미국 공장에서 만들어 파는 스마트폰으로, 인기 상품이다.
스마트폰이 왜 폭발하냐고 경찰에게 대들자마자 인근 보험회사에서 또 폭발사고가 났다는 연락이 온다.
엘레나는 본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거래 택배업체에 연락해 일단 데일리폰을 배달하지 말라고 지시한다.
그 사이, 이미 택배를 받은 고객이 박스를 열자마자 또 폭발한다.
3건 모두 동일한 방식으로 폭발한 걸 알아낸 경찰이 상품 자체가 아니라 데일리 패스트 관동센터에서 출고된 택배상자에 폭탄이 있다고 결론 내린다.
그러나 엘레나는 센터 내에 아무것도 가지고 들어올 수도 없기에, 우리 직원들이 폭탄을 넣었을 리는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취한다.
관동센터를 조사한 경찰도 구조상 폭탄을 반입하기 힘들다는 걸 인정한다.
경찰이 돌아간 후 엘레나는 인터넷에 올라온 데일리 패스트 블랙 프라이데이 광고가 이상하다는 걸 발견한다.
코우(오카다 마사키 분)가 당장 경찰에 알려야 한다고 하지만, 엘레나는 아직 확실치 않으니 경찰에 알리지 말고 일단 우리가 올린 광고가 맞는지 확인해 보라고 지시한다.
그 사이 5번째 폭발이 일어났다는 뉴스 속보가 뜬다.
경찰은 데일리 파우스트(DAILY FAUST)라는 가짜 광고를 만든 범인을 추적한다.
범인을 특정하고 보니 데일리 패스트 직원이라, 관동센터를 찾아 엘레나에게 해당 직원의 이력을 요구하니 그런 직원은 조회되지 않는단다.
그러면 당장 모든 물건의 출고를 중단하라고 하니, 엘레나가 수익 손해를 이유로 이를 거부한다.
이에 경찰이 모든 물건에 대해 압수수색을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자, 이 많은 물건을 옮길 장소도 마땅치 않으니 그냥 여기서 검사하고 문제 없는 물건은 즉시 출고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한다.
배송이 늦어지자 고객은 물론 본사에서도 원성이 자자하다. 특히 의약품의 배송이 늦어지자 혼란이 가중된다.
한편, 경찰의 조사 결과 센터장인 엘레나의 이력 자체가 조회되지 않는데다, 신임 관동센터장으로 발령받은 사람은 47세의 남성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이 영화에서 중점을 둘 부분은 첫 번째, 우리가 늘 이용하던 온라인 쇼핑몰에서 포장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고객에게 피해를 끼치는 걸 넘어 사회적으로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
두 번째는,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면서 이면에서 택배비 후려치기 등 이익 극대화를 꾀하는 온라인 쇼핑몰의 행태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익 극대화 과정에서 직원에게 살인적 노동을 강요하는 등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한 채 직원을 소모품처럼 생각하는 회사의 태도에 초점을 두고 보면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참고로 제48회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우수작품상, 여우주연상, 남우주연상, 감독상을 받았으며, 일본 드라마 <언내추럴>과 <MIU404>와 세계관을 공유한다.
영화 <라스트 마일>은 오는 26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