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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영화톱기사(우측)

많은 이야기를 간직한 벤치인데…

영화 엣 더 벤치 스틸컷

영화 <엣 더 벤치>는 어느 공원에 하나 남은 벤치를 거쳐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옴니버스 영화다.

우선 에피소드1은 이런 내용이다. 과거 공원이었던 곳에 달랑 벤치 하나 남아있는 상황이 아쉬운 리코가 친구한테 전화해 불러낸다.

1시간쯤 후에 노리가 공원을 찾는다. 두 사람은 예전 공원이 사라지고 벤치 하나만 ㄷ벌렁 남겨진 것을 아쉬워하다가, 조금 전 리코가 다녀온 콩나물만 싼 단풍마트(존재감이 미미해 단풍마트라는 상호도 한참 만에 알아낸다) 흉을 보며 한참 웃다가, 다시 이 공원에 관한 얘기로 돌아온다.

일은 어떠냐는 노리의 질문에 리코는 힘들어서 그만둘까 한다고 답한다.

그러자 노리가 그만두면 안 될 것도 없다면서 자기는 아침부터 종일 잔업 처리만 한다고 말한다.

이후로도 두 사람은 젊은 사람들은 동거가 유행이라는 데 나는 그건 힘들다, 어머니 건강은 어뗘냐 등 이런저런 얘기를 한다.

지나가던 리코의 엄마가 두 사람을 보고 문자를 보낸다. 지금 앉아 있는 곳에 내년에 어린이집이 생긴단다.

이에 노리는 그러면 보육교사를 뽑을 테니까 알아보라고 리코에게 말한다.

에피소드2. 길 가던 칸타와 나나는 처음 보는 벤치에 앉아 빵과 초밥을 먹는다.

이런 곳이 있는 줄도 모를 정도로 우리가 밖에 안 나왔나 싶다.

칸타가 아까 헤어지자고 한 것 진심이냐니까, 잊지는 말고 내가 헤어지고 싶다는 걸 알아달라고 한다.

뭐 때문에 그러냐고 하니, TV에 나오는 사람한테 “저 자식”이라고 하지 말라는 둥 사소한 몇 가지를 열거한다.

그러면서 자기가 슈퍼마켓에서 파는 초밥을 안 먹는 이유를 장황하게 말해 칸타도, 관객도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결국 칸타가 사과하자, 미안해 하라고 말한 것 아니란다.

그러면서 나나가 얼마 전 자기 친구 리코랑 셋이 법 먹었을 때 얘기를 꺼낸다.

두 사람의 얘기를 벤치 뒤에서 듣고 있던 아저씨를 발견하고 나나가 의견을 묻는다.

초밥이 꽉 차서 헤어지자는 얘기를 꺼낸 것 아니냐고 하자, 나나가 자기 말귀를 알아듣는 아저씨랑 한참 수다를 떤다. 중간에 낀 칸타는 도통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는다.

에피소드3. 벤치에서 노숙하는 언니를 찾아온 동생에게 제발 닥치라며 고래고래 소리친다.

언니가 이렇게 된 게 다 그 남자 때문이라고 하자, 언니가 더 격하게 화낸다.

급기야 그 남자랑 사귀는 것도 아니라며, 남자가 여자를 차고 도쿄로 오자 떨어져 있기 싫어서 따라와서 몇 번 만났는데, 그 남자가 공원에 하나 남은 벤치를 볼 때 슬퍼보여 자기가 이 벤치를 지키는 중이라고 한다.

에피소드4. 다른 에피소드와 달리 흑백으로 처리된 이 에피소드는, 드디어 하나 남은 벤치를 철거하러 구청에서 공무원들이 나와 실사(實査) 하는 내용이다.

남자 공무원의 말이 계속 바뀌자 여자 공무원이 화내면서 서로 싸우다가 급기야 외계어가 튀어나온다.

그렇다. 두 사람은 사실은 외계인 남매인데, (벤치로 모습을 바꿔서 살고 있는) 아빠를 구하기 위해 공무원이 된 것이다.

다른 에피소드와 달리 이게 뭔가 싶을 때쯤 갑자기 화면이 컬러로 바뀌고, 감독의 연기 지도가 이어진다.

에피소드5. 둘 다 동거는 무리라던 리코와 노리가 동거를 앞두고, 벤치를 찾는다. 이제 내일이면 이 벤치가 철거된다고 한다.

두 사람은 새롭게 바뀔 이 공간에 대해 그리고 새로 시작될 둘의 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영화 <엣 더 벤치>는 곧 사라질 공원 벤치에서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담았지만, 올해 2월 개봉한 <히어>와는 차이가 있다.

<히어>는 한 집에 카메라를 고정해 놓고 오랜 세월 동안 이 집을 거쳐 간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반면, 이 영화는 장소가 한 군데인 점은 같으나 카메라가 계속 한 곳에 고정된 채 촬영하지는 않았다.

<히어>는 촬영 자체가 독창성이 있었다면, <엣 더 벤치>는 그렇지 못한 게 차이점이다.

첫 번째 에피소드와 마지막 에피소드에 같은 출연진이 나와 내용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나, 첫 번째 에피소드의 여주인공과 두 번째 에피소드의 여주인공이 친구사이라는 점도 옴니버스 영화이지만, 내용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걸 보여준다.

히로세 스즈, 나카노 타이가, 이미다 미오, 모리나나 등 일본 대세 배우들이 총출동하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벤치에서 나눈 대화의 내용이 그리 중요한 것들은 아니지만, 참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간직한 벤치가 사라진다는 것이 아쉬운 <엣 더 벤치>는 이달 30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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