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연습’하다가 기독교인 된 사연은?

대북 제재(制裁)로 돈줄이 막힌 북한에 국제기독교단체 감사단에서 2억 달러를 줄테니 평양에 교회 2개를 세우고, (보여주기식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 부흥회를 열라고 제안한다.
교회 짓는 거야 일도 아닌데, 부흥회라니 말도 안 된다. 하지만 돈이 절박한 북한이 이를 수용한다.
기독교인 잡으러 다니던 데 업무인 보위부 주도로 2주 안에 찬양팀을 꾸려 부흥회를 열기로 한다.
이에 내키지는 않지만, 보위부 소좌 박교순(박시후 분)이 상부의 지시로 사람들을 찾아 나선다.
외국에 얼굴이 안 알려진 악단이면서, 실력도 있어야 하는데, 그런 사람을 찾으려고 하니 뭔가 하나씩 아쉬운 ‘승리악단’ 밖에 없다.
결국 반동 소리 들으며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승리악단 단원들을 데려와 특훈에 돌입한다.
문제는 악단에 가수 3명이 있었는데, 월남해서 노래를 부를 사람이 없어서 연주만 가능하다는 것.
이에 교순 주도로 오디션을 개최하지만, 다들 신통치 않다. 결국 교순이 남성 가수로 발탁된다.
여성 가수는 무용수 2명이 겸하면 되는데, 남성 가수가 1명밖에 없자 보위부장이 머릿수를 맞춰야 한다며 이들을 감시하던 김태성(정진운 분) 대위를 남성 가수로 투입한다.
가수 출신이라 악보를 볼 줄 아는 태성과 달리, 악보를 못 보는 교순을 가르치기란 쉽지 않다.
리얼함이 생명인데 큰일이다 싶어 지휘자가 찬양 전에 기도부터 하자며 기도할 때 각자 역할을 정하기로 한다.
생각해 보니 기도를 하려면 기독교에 대해 알아야 하니, 성경을 먼저 읽는 게 순서 아닌가 싶다.
그동안 몰래 예배도 드리고, 탈북도 꿈꾸던 단원들은 꿈 같은 기회에 기뻐한다.
당당히 불 켜고 성경을 읽고, 보위부 군인들 앞에서 찬양도 한다. ‘모든 것이 은혜였소’라는 찬양 가사처럼 북한에서 마음껏 찬양하고, 성경을 읽을 수 있게 된 것이 하나님의 은혜다.
하지만, 평소 승리악단을 감시해 오던 김태성이 눈에 불을 켜고 승리악단을 감시하자, 교순이 반발한다.
교순은 ‘예배 연습’에 함께 하고, 승리악단 단원들은 진짜 예배를 드린다.
그러면서도 교순은 과업이 끝나는 날 단원 모두 쥐도 새도 모르게 고문실로 끌고 갈 계획을 세운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여자 친구가 다른 남자의 차를 타는 걸 본 교순의 마음에 틈이 생긴다.
혼자 밤에 성경을 읽고, 단원들과 찬양도 하고, 기도도 하면서 그의 마음에 하나님이 스며든다.
기독교인을 박해하던 사울이 예수를 영접하고 바울이 됐다는 말을 들었을 때만 해도 흥분하던 교순이었지만, ‘주님께로 나아갑니다’라며 찬양하는 그의 가슴이 뜨거워지는 걸 느낀다.
그리고 교순이 데려온 부하 김창수(남태훈 분)도 교순처럼 마음속에 주님이 찾아와 혼란스러워한다.
심지어 시종일관 기독교인을 모조리 잡아들일 기세이던 태성도 찬양 연습을 하면서 단순한 노래 연습이 아닌 자기의 고백이 된다.
영화 <신의 악단>은 코미디 영화인 줄 알고 보다 보면 기독교 영화구나 싶고, 기독교 영화라고 생각하고 끝까지 보다 보면 북한의 실상을 다룬 영화구나 싶은 영화다.
다소 허무맹랑해 보일 수 있으나, 실화를 각색한 내용이다. 극 중 김태성 대위의 이야기 역시 사실이다.
‘가짜 부흥회’를 준비하던 김태성과 박교순, 김창수의 마음에 주님이 찾아오는 걸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의 살아 역사하심을 느끼게 하는 까닭에 기독교인이 보면 감동이 밀려온다.
특히 3일 후 예배드릴 교회에 가던 길에 차가 고장 나서, 차를 고치는 동안 모두가 찬양 연습을 하는 장면이 가장 감동적이다.
신앙의 자유가 허락된 대한민국에 사는 우리가 얼마나 축복받은 건지 새삼 깨닫게 되는 영화 <신의 악단>은 오는 31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