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AN]사회적 약자를 대하는 그들의 태도

13일 제2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에서 국내 첫 선을 보인 영화 <핀 쿠션>은 뚱보에 꼽추이기까지 한 싱글 맘과 못 생기고 친구도 제대로 사귀지 못하는 딸이 겪는 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새로운 동네로 이사 온 그들은 자신들의 외모 때문에 비하와 조롱에 시달린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오나는 교내 날라리들과 친해지기 위해 거짓으로 성경험이 있는 것처럼 이야기 한다.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그녀를 더욱 더 비웃던 그들은, 우연히 그들 중 한 흑인 소녀가 아이오나에게 화장을 한 모습을 본 후 제법 예쁘게 생긴 것 같아 자신들의 그룹에 끼어준다.

그맘때 10대들이 그러하듯이 자신이 마치 세상 모든 것을 얻은 것처럼 기뻐한다. 이에 그녀는 흔쾌히 자신의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한다.

하지만, 아이오나의 집에 들어온 순간부터 인테리어가 할머니 취향이라느니 하며 놀러대더니 거나하게 취하자 실수를 가장해 대놓고 집안의 물건들을 부수고 심지어 환생한 아이오나의 오빠라고 믿는 새를 깔고 앉아 죽여 버린다.

이후 이들은 다시 예전처럼 아이오나를 무시하고, 친구로도 대하지 않는다.

아이오나의 엄마 린 역시 이웃주민에게 빌려준 사다리를 돌려받으려고 몇 번이나 집에 찾아가도 번번히 실패하고, 이웃들과 친하게 지내려고 문화센터에 가지면 자신들과 어울리지 않는다며 배척당한다.

여기에 더해 자신의 딸 아이오나가 친구들로부터 어떤 대접을 받았는지 뒤늦게 알게 되자, 아이오나를 괴롭히던 일진들을 집으로 유인해 그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스스로 삶을 마감한다.

이 영화는 외모지상주의, 장애인 차별, 학교폭력 등이 어우러진 참 무거운 영화임이 분명하다.

이와 더불어 비단 이런 일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영화제 제작된 영국 등 세계 어디에서나 일어나고 있는 일임을 깨닫게 한다.

참고로 이 영화의 배경인 영국의 작은 광산마을 스와들린코트는 메가폰을 잡은 데보라 헤이우드 감독의 고향이기도 하다.

<핀 쿠션>은 14일과 21일 두 차례 더 상영될 예정이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