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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영화톱기사(우측)

변화에 적응한 딸을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

영화 할라 스틸컷

신에게 이 지옥불에서 구해달라고 기도하는 무슬림 여성의 목소리로 영화는 시작된다.

10대 소녀 할라는 엄마의 잔소리가 듣기 싫다. 학교에선 종교와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남학생들로부터 무시당한다.

그나마 아빠와는 말이 통하는데, 아빠 말로는 엄마도 결혼 전엔 유쾌했다는데 결혼 후 변했단다. 그 말을 들으니 조금 숙연해진다.

아빠는 좋은 무슬림 남자를 만났으면 한다고 말하지만, 사실 할라는 한 백인 남학생을 좋아하는 중이다.

엄마는 딸이 남자애들과 어울리는 게 영 못마땅하다. 행여 무슬림 공동체에 딸에 대해 안 좋은 소문이라도 날까 걱정돼서다.

하지만 할라는 다른 여자애도 같이 있었는데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

엄마는 엄마대로 애가 아빠가 없으면 말도 안 하지, 식사자리에서도 핸드폰만 쳐다보지 마음에 안 든다.

나처럼 파키스탄에서 자랐으면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지내지 못했을 텐데 생각하니 열이 뻗쳐서 딸에게 앞으로 아침 식사 준비는 물론이고, 네 옷은 네가 빨고, 모든 걸 스스로 해 버릇하라고 잔소리를 퍼붓다 보니, 얘가 지금 내가 대학도 안 나왔다고 이러나 싶어 더 퍼붓는다.

당하는 딸 입장에선 아무 말도 안 했는데,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는 엄마의 모습이 당황스럽다.

그러던 어느 날, 남자친구랑 식당에 간 할라는 아빠가 어떤 여자랑 이야기 하고 있는 걸 보고는 아빠에게 들키면 큰일이다 싶어서 몰래 식당을 빠져나온다.

한 차례 위기를 넘긴 할라는 남자친구 제시와 데이트 후 집에 오다가 아빠로부터 누구냐는 추궁을 받는다. 그냥 반 친구라도 둘러대지만, 아빠는 믿지 않는 눈치다.

애플TV+ 오리지널 영화 <할라>는 ‘할라’라는 이름의 무슬림 10대 여학생을 통해 종교적 신념과 현재의 삶 사이에 고민의 지점을 보여준다.

비록 부모는 파키스탄 출신이지만 미국에서 자란 할라는 여느 미국의 10대 여학생처럼 좋아하는 남자와 밥도 먹고, 키스도 하고, 부모 몰래 잠자리도 갖지만, 엄격한 무슬림 율법을 따지는 그녀의 엄마는 남학생과 같이 공원에 있기만 해도 노발대발한다.

심지어 그동안 말이 잘 통한다고 생각한 아빠조차 제시와 인연 끊으라고 했는데, 밤늦게 어디갔다 오냐며 코란을 가져와서 맹세하게 하기 전에 지금까지 누구랑 있었는지 말하라며 따귀를 때린다.

이 일로 마음에 상처를 입은 할라는 일탈을 하고, 학교에서 문제가 생겨 부모를 부르자 재판 준비로 바쁜 그녀의 아빠는 동료 변호사를 대신 학교에 보낸다.

아니 아이 문제보다 중요한 게 어디 있다고 다른 사람을 보내나 싶어 할라의 엄마는 남편에게 이럴 거면 이혼하자고 말한다.

그냥 동료 여직원도 아니고, 변호사니까 문제를 잘 해결해 줄 수 있으니 나쁠 건 없지만, 한편으로 할라의 엄마 마음도 이해된다.

영화는 종교적 신념과 라이프 스타일의 상충뿐 아니라, 자녀 양육 방식에 있어섣의 충돌도 담아냈다.

이는 비단 이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아이의 양육과 교육 문제는 엄마 몫이었다. 대개의 아빠들은 자기 자녀가 몇 학년 몇 반인지는 고사하고 나이도 헷갈려 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애는 혼자 키우는 게 아니라 함께 키우는 것이다. 최근에는 남성의 육아휴직도 권장하는 추세다. 시대가 변한만큼 사고도 변한 것이다.

극 중 할라의 가족들도 언젠가는 시대에 맞게 변할 것이다. 그리고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도 하루하루 변화된 세상에 적응해 나가야 한다.

애플TV+ 오리지널 영화 <할라>는 애플TV+에서 볼 수 있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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