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선미를 통해 감독의 이야기를 전하다

오랜만에 영화로 돌아온 송선미가 한 카페에서 기자랑 1대1 인터뷰를 한다. 같이 하자고 하는 사람 많았을 텐데 어떻게 독립영화를 택했냐는 질문에, 같이 하자는 사람이 없었다고 답한다.
그러면서 이번 감독이 시나리오를 줘서 출연하게 됐다며, 감독에 대한 칭찬을 한다. 인터뷰하는 기자도 영화에 대해 좋게 평한다.
송선미가 이제 딸이 제법 커서 12년 만에 컴백을 결심했다고 덧붙인다. 기자가 이혼 얘기를 꺼내자 지금 그런 얘기를 해야겠냐며 정색한다.
이에 기자가 얼른 영화에 관한 얘기를 꺼낸다. 요즘 힘들었는데, 엔딩신을 보고 힘을 얻었다는 말에 오히려 배우가 뭐가 그리 힘드냐고 질문한다.
송선미가 요즘 마음 공부를 하는 중이라며 자연스레 자기 얘기를 들려준다.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우리가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결국 불안으로 가는 길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기자한테 맥주 한잔하겠냐고 묻는다. 벌써 몇 번째 묻지만, 기자가 거절한다.
마지막으로 인생 후배들에게 해 줄 말 없냐는 질문에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라고 답한다.
그렇게 첫 인터뷰가 끝나고, 담배 한 대 피우고 다음 인터뷰가 이어진다.
기자한테 영화 어떻게 봤냐고 하니, 당최 무슨 말을 하려는지 이해할 수 없었단다. 기분이 상해 왜 인터뷰를 하려 하냐고 퉁명스럽게 말한다.
그러면서 자기는 뻔하지 않은 영화라 이 영화가 좋다고 말한다.
분위기 전환을 위해 서로의 미모 칭찬이 이어진다. 이혼하고 행복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딸도 있고, 개도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고 말한다.
이번 기자는 초짜인지 계속 배우의 질문에 자기가 답하는 게 더 많다. 그리고 일하는 중인 걸 잊었는지 선미의 제안에 맥주까지 마신다.
기자가 한 질문이라고 혼자 있을 때 뭐하냐, 술을 좋아하냐 같은 시시콜콜한 것만 몇 가지 묻는다.
기자가 젊은 사람들이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삶을 사는 것 같다고 말하자, “자신을 사랑하라”며 용기를 준다.
그렇게 영화와 관련한 질문은 하지도 않은 채 영화 관련 인터뷰가 끝난다.
곧이어 3번째 인터뷰가 시작된다. 이번엔 생맥주를 한 잔 들이키며 시작한다.
가슴 뛰는 일을 하고 싶어 다시 연기를 하기 시작했다며, 자연스럽게 배우의 이야기를 끌어낸다.
좋은 영화란 무엇인지 묻자, 사람마다 느끼는 게 다르니 굳이 그런 걸 따질 필요 있냐며, 자기는 옳고, 그름을 판단할 깜냥이 안 된다며 애매모호하게 넘어간다.
그러면서 자기는 멋진 여자가 되고 싶다고 한다. 이번에도 인터뷰 말미에 젊은 사람들한테 하고 싶은 말을 부탁하니 “자신을 정말로 사랑하라”고 말한다.
인터뷰를 마친 후, 연기학원에 간 선미가 오늘 인터뷰한 걸 연기로 풀어낸다.
영화 <그녀가 돌아온 날>은 김민희와 바람난 홍상수 감독의 신작이다. 그동안 바람난 후 줄곧 김민희를 주연으로 내세웠지만, 지난해 공개된 <그 자연이 네게 뭐라 하니>처럼 김민희가 출연 대신 제작실장으로 참여했다.
아마도 두 사람이 공개적으로 불륜 사이인 걸 인정한 후부터 국내 기자들이 홍 감독의 영화를 김민희와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로 해석하는 시각이 두드러진 것이 부담되서 그런 듯하다.
그래서 이번엔 그동안 감독의 작품에 이미 여러 번 출연했던 송선미를 주연으로 내세웠다.
기자와 인터뷰하는 형식을 빌려 송선미의 입으로 홍 감독의 마음을 전한다. 딸이 11살이라거나 딸과 둘이 산다는 건 사실이지만, 남편과 이혼했다는 말은 사실과 다르다. 송선미의 남편은 2017년 청부살인으로 살해돼 사별(死別)했다.
마치 이번 영화는 송선미의 자전적 이야기처럼 포장되어 있으나, 사실은 이번에도 또 홍상수 감독의 이야기를 하는 듯하다.
영화 속에서 송선미는 3번이나 “자신을 사랑하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이번 영화가 뭘 말하는지도 모르겠고, 재미없다는 평에 너무 뻔한 영화는 별로지 않냐고 반박한다.
아마도 “자신을 사랑하라”는 말은 홍 감독이 자기 때문에 ‘국민 불륜녀’로 낙인찍혀 사실상 홍 감독의 작품밖에 써주는 사람이 없게 된 김민희에게 건네는 말이 아닐까 싶다.
또, 영화가 뭘 얘기하려는지 모르겠다는 말에 발끈하는 것 역시 해외 영화제에선 매번 호평 받지만, 정작 국내에선 저조한 스코어(전작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는 6,045명이 관람했다.)를 기록 중인 것이 답답해 관객에게 던지는 홍상수 감독의 말이 아닐까 싶다.
이번에도 흑백 영화인데다가 홍 감독이 시나리오와 연출은 물론 편집, 촬영, 제작, 음악까지 1인 6역을 해 화려하지도, 재미있지도 않다.
영화 <그녀가 돌아온 날>은 내달 6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