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로 가족의 소중함 일깨워

꼭 특정 종교의 경전인 성경 속 이야기나 <피노키오> 같은 동화가 아니어도 사람이 실제로 살아있는 채로 고래 뱃속에 들어가는 일이 지난 2020년 11월 캘리포니아 아빌라 비치에서 일어났다.
먹이를 사냥하기 위해 물 위로 오른 혹등고래 입안으로 카약을 타던 두 여성이 빨려 들어간 것.
뉴스를 접한 다니엘 크라우스가 이게 정말 가능한 지 전문가들에게 물어 철저히 과학적 사실에 기반한 소설 <웨일폴>을 2023년 출간해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이 소설을 기반으로 한 영화 <웨일폴: 고래에 먹힌 남자>의 공동 각본가로 참여해 믿기 어려운 상상을 현실적인 생존의 문제로 확장해냈다.
영화의 내용은 어찌 보면 간단하다. 암 투병 중이던 아빠(조슈 브를린 분)가 1년 전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던 바다에 몸을 던진다.
아빠 입장에선 자연으로 돌아가려는 의도였으나, 아들(오스틴 에이브람스 분) 입장에선 아빠의 시신이라도 찾고 싶은 심정.
생전 그리 친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1주기를 맞아 온 가족이 예전에 살던 집에 모이자, 제이가 가족들 몰래 새벽에 일어나 아빠의 시신을 찾아 바다에 뛰어든다.
너무 밑으로 내려가서일까? 갑자기 몸길이 24미터, 몸무게 60톤에 달하는 향유고래와 맞닥뜨린다.
당연히 도망가려고 발버둥 쳐보지만, 결국 고래 입안으로 빨려들어 가고, 그렇게 고래 뱃속에 갇히게 된다.
산소통의 산소는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 마치 거대한 동굴과도 같은 고래 뱃속에서 여러 위험요소 때문에 탈출이 쉽지 않다.
이에 제이는 평소 아빠가 자기에게 알려준 고래에 관한 이야기, 생존기술 등을 떠올리며 어떻게든 고래 뱃속에서 탈출하기 위해 애쓴다.
실제 고래 뱃속과 똑같은 환경에서 촬영돼 사실감을 높인 탓에 제이의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관객이 손에 땀을 쥐게 된다.
평소 아빠와 사이가 안 좋았지만, 이 상황이 되자 그동안 아빠가 알려준 것들이 매우 유용하다는 걸 깨닫는다.
또, 마지막에 제이를 삼킨 향유고래가 천적의 공격을 받아 위험에 처하자, 고래 가족들이 나타나 도와주는 걸 보면서 제이도, 관객도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이 영화는 고래 뱃속에 갇힌 한 남자의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소재로 고래 뱃속에 갇힌 남자를 활용한다.
그런 이유로 가족끼리 함께 봐도 좋을 영화다. 참고로 제목인 ‘웨일폴’은 고래가 죽은 후 바다 밑바닥에 가라 앉는 현상을 의미하는데, 이 고래 사체가 새로운 생명이 살아갈 수 있는 하나의 생태계를 만들어낸다.
영화 <웨일폴: 고래에 먹힌 남자>는 오늘(14일) 개봉했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