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끝까지 독특한 영화
영화 시작과 동시에 독특한 방식으로 제작사 이름과 영화 제목을 고지하는데, 특히 영화 제목이 수 차례 반복된다. 이 부분만 봐도 이 영화가 심상치 않다는 걸 느끼게 한다.
정사각형에 가까운 화면 비율 역시 요즘 대부분의 영화와 달리 독특함을 선사한다.
체사레 파베세의 <레우코와의 대화> 중 ‘바다 거품’을 읽고 이를 영화로 만들기로 결심한 감독은, ’바다 거품‘의 주인공이자 고대 그리스 최초의 여성 시인인 사포의 시를 각주(脚注) 삼아 영화를 만들었다.
그래서 이 영화는 영화라기보다 책을 읽는 느낌이 강하다.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기존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영화적 문법과는 거리가 먼 작품이다.
게다가 우리에게 낯선 아르헨티나 영화이다 보니, 낯섦이 배가(倍加)된다.
그런 까닭에 짧은 상영시간(1시간 4분)에도 불구하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다만, 예술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이나 문학에 조예가 깊은 관객이라면 한 번쯤 봐도 좋을 영화<너는 나를 불태워>는 27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