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를 넘은 그의 최후는?

출근길에 우연히 길거리에서 알랭(닐스 슈네데르 분)을 만난 파니(루 드 라쥬 분)는 회사까지 같이 걸어간다. 문제는 파니의 회사가 걸어서 1분도 안 되는 거리에 있었다는 것.
오랜만에 만났는데 아쉬운 마음에 알랭이 언제 밥이나 먹자고 제안하자, 이젠 유부녀가 됐지만 그냥 옛날 친구랑 가벼운 식사 자리라는 생각에 파니가 좋다고 답한다.
퇴근한 파니한테 남편 장(멜빌 푸포 분)이 파티에 가야 하니 예쁘게 차려입으라고 강요한다.
아니나 다를까, 파니의 예상대로 사람들이 ‘트로피 와이프’라고 부르며 수군수군한다.
그중 몇 명이 따로 나중에 부부 동반 파티에 갔는데, 사람들이 파니한테 대체 남편이 뭐하는 사람이냐고 묻는데, 파니가 자기도 잘 모르겠다고 답한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파니는 알랭과 공원에서 같이 점심을 먹는다. 과거에 알랭이 자기를 좋아했다는 말에 파니가 웃어넘긴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얘기를 나누다 보니까 둘 다 이혼 경험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얼마 후, 알랭이 다시 런던에 돌아가는 걸 파니가 아쉬워하자, 알랭이 좀 더 파리에 있기로 한다.
둘은 그렇게 깊은 관계로 발전하고, 파니가 수상한 남편이 탐정을 찾아간다. 정말 진실을 알고 싶냐는 탐정의 질문에 장이 그렇다고 답한다.
탐정이 따라붙은 줄도 모르고 파니가 알랭과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둘의 대화를 통해 파니가 알랭과 동창 이상의 관계라는 걸 확인한 장이 충격받는다.
장이 해결사를 만나 알랭의 정보를 넘기며 지난번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해 달라고 부탁한다.
그런 줄도 모르고 파니는 남편한테 이실직고(以實直告)할 생각을 한다. 그 사이, 킬러들이 알랭을 처리한다.
알랭이 대서양 어딘가에 수장(水葬) 된 걸 모르는 파니가 다음날 계속 알랭한테 전화한다.
계속 연락이 안 되자 온통 정신이 알랭한테 팔려 아무 일도 못 한다. 알랭의 집에 가 보니 현관문이 열려있고, 옷이 1벌도 남아있지 않다.
알랭이 말도 없이 갑자기 떠났다는 생각에 파니가 주변 사람들한테 예민하게 굴자, 파니 엄마가 파니의 외도를 눈치 챈다.
이런 상황을 모두 알고 있는 장이 파니한테 결혼 서약 갱신 파티를 제안한다.
파티에서 사람들이 과거 장의 동업자가 어느 날 의문사했다고 말하는 걸 들은 파니 엄마가 알랭도 장이 처리한 게 아닐까 의심한다.
그러나 파니는 엄마의 망상으로 치부하고, 장모가 자기를 의심하는 걸 안 장이 또다른 계획을 세운다.
영화 <럭키데이 인 파리>는 재작년 열린 <제80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 1969년 감독으로 입봉(立峯)한 후, 반세기가 넘는 기간 동안 창작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우디 앨런 감독의 50번째 영화다.
해외 언론에서는 감독 스스로가 본인 영화 중 최고의 영화로 손꼽은 <매치 포인트>를 잇는 작품이라며 호평을 내놓았다.
이 영화는 남편 덕분에 사교계에 데뷔한 파니가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던 중 우연히 학창시절 이성친구를 만나게 되면서 겪게 되는 감정의 변화를 보여준다.
어딘지 모르게 아내가 달라진 걸 눈치챈 장이 사람을 붙여 아내를 감시하고, 아내와 바람난 남자를 ‘처리’하지만, 이 과정은 선정적이거나 잔인하지 않게 최대한 간결하게 처리한 게 포인트다.
많은 돈을 거머쥐기 위해 과거 동업자를 처리한 장이 이번엔 아내와 바람난 알랭도 처리하고, 그것도 모자라 장모까지 처리할 계획을 세우지만, 마지막에 허무한 결말을 맞는다.
이를 통해 관객에게 안도감과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영화 <럭키데이 인 파리>는 12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