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 아이가 바라본 세상

애니메이션 <리틀 아멜리>는 태초에 아무것도 없던 상황에서 신은 어떻게 존재했을까하는 3살 아이의 궁금증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자기를 신이라고 생각하는 3살 꼬마는 하고 싶은 말도 잘 못하고, 할 수 있는 것도 별로 없는 아기 몸에 갇혔다고 생각해 분노에 휩싸인다.
엄마, 아빠는 도저히 이런 아멜리가 감당이 안 되지만, 아멜리를 보러 온 친할머니가 건넨 벨기에산 화이트초콜릿을 먹은 아멜리가 ‘기쁨’을 맛 보고, 180도 다른 아이가 된다.
아멜리는 이제 화도 안 내고, 창문도 안 부수고, 사람도 안 문다.
기쁨을 맛본 후부터 아멜리는 청소기 등 사물에 관심도 갖고, ‘엄마’ ‘아빠’라는 말도 한다.
말을 하는 것에 가족들이 좋아하자 아멜리는 본격적으로 문장으로 된 말을 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할머니가 다시 고향인 벨기에로 떠나자 아멜리의 분노가 극에 달한다. 자기를 아기 취급하지 않던 유일한 사람인 할머니가 세상 끝에 있다는 벨기에로 떠나자, 화가 난 것이다.
그런 아멜리를 보며 일본인 보모 니시오가 일본의 요괴 이야기를 들려주며 달랜다. 그러자 다행히 아멜리가 좋아한다.
그렇게 아멜리와 니시오가 가까워진다. 덕분에 아멜리는 다시 밝아진다.
어느 비 오는 날, 니시오가 아멜리한테 네 이름 아메(雨)는 일본어로 비라고 말해주자, 아멜리가 자기는 비를 좋아하는데 딱이라며 좋아한다.
얼마 후, 할머니가 죽었다는 말을 들은 아멜리가 니시오한테 사람은 왜 죽냐고 묻는다. 신의 뜻이라는 답변에 아멜리가 자기는 할머니가 죽기를 바란 적이 없다고 한다.
그러면서 아멜리가 죽음에 관해 관심을 보이자, 니시오가 2차 세계대전 때 겪은 일을 들려준다. 니시오 덕분에 아멜리는 다시 밝고 쾌할한 모습을 보인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아멜리네 집주인 카시마가 니시오한테 (30년 전) 서양사람들이 우리한테 어떻게 했는데, 서양아이랑 가깝게 지내냐며 배신자 운운하자, 니시오가 아멜리를 떠난다.
할머니에 이어 니시오까지 떠나자 아멜리가 마음 아파한다.
게다가 벨기에로 돌아간다는 부모님의 말을 듣고 아멜리가 집도 여기 있고, 자기는 일본인인데 벨기에로 간다니 그동안 자기 것이라고 생각한 모든 걸 잃는 것 같아 충격받는다.
프랑스 문단을 대표하는 벨기에 출신 작가 아멜리 노통브의 자전적 소설 <이토록 아름다운 세 살>을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리틀 아멜리>는 1969년 일본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에 살고 있는 3살 아멜리는 자기가 일본인이라고 생각하며 살던 중 부모님이 고향인 벨기에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하자 모든 걸 잃는 것 같은 상실감에 빠진다.
게다가 자기가 좋아하던 친할머니와 보모까지 떠나자, 그는 태초의 상태로 돌아간 것 같아 큰 충격을 받는다.
3살 아이에겐 자기 집이 세상의 전부이고, 자기한테 맛있는 초콜릿을 주는 할머니와 재미있게 놀아주는 보모가 가장 좋은 사람인데, 가장 좋아하던 두 사람이 자기 곁을 떠나고, 세상의 전부인 집을 떠날 생각을 하니 눈앞이 깜깜해지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영화는 이런 3살짜리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14일 개봉.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