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소년에게 가혹했던 겨울

좋은 동네에 사는 재은(강민주 분)과 홀어머니(이승연 분)와 어린 여동생(차준희 분)과 힘들게 사는 다빈(성유빈 분)은 서로 좋아하지만, 재은이 엄마가 다빈이를 싫어한다. 그래서 둘은 재은이 엄마 눈을 피해 몰래 만난다.
데이트 후 집에 오니 엄마가 내일 늦둥이 동생 은서의 등교를 부탁한다. 이에 다빈은 새삼스럽게 뭐 그런 말을 하냐고 한다.
아침에 학교 가기 싫다는 은서를 억지로 등교시키고 학교로 가던 다빈은 자기 처지가 서글프게 느껴진다.
꿈이 뭐냐는 담임에게 “대학에 가고 싶다”고 하니, 공부도 잘하는 애가 뭐 당연한 걸 꿈이라고 말하나 싶어 담임이 한마디 한다.
하교 후 동생을 데리러 가니, 뭐가 화가 났는지 집에 가는 버스 안에서 보청기를 빼서 집어 던진다.
은서의 버릇을 고치기 위해 중간에 버스에서 내리니 은서가 놀라서 울면서 잘못했다고 한다.
왜 그러냐니까 학교에서 애들이 은서를 놀린다고 한다. 그리고 보청기 때문에 머리도 아프다고 한다.
다음날, 학교에서 조기진학반 아이들만 방학 때 말레이시아로 연수를 간다고 한다. 재은이가 너도 갈 수 있냐고 하니, 다빈이가 당연히 갈 수 있다고 답한다.
엄마한테 얘기하니 “꼭 가야 하는 거지?”라며, 은서를 청주에 있는 농학교로 전학시키기 위해 이사 갈 것이라고 한다.
고3인데 전학이라니 당황스럽지만, 한편으로 은서가 농학교에 다니면 나으려나 싶어 싫다고도 못한다.
다빈이는 연수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절친인 정원이 일하는 호텔에서 같이 청소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몇 시간 만에 5만 원이 생겼다. 게다가 첫날이라고 정원이가 자기 몫까지 가지라며 준다. 이런 식으로 돈 모으기로 하면 금방 연수비용도 모으겠다 싶다.
그러나 다빈이의 꿈이 오래가지 못한다. 갑자기 동생이 아파서 입원하고, 엄마가 짐싸서 병원으로 간다.
다빈이가 오래 전 집을 나간 친형을 찾아가니, 집 안에서 애기 울음소리가 들리고, 낯선 여자가 나온다.
왜 온 거냐는 창식에게 다빈은 “형은 안 보고 싶었어?”라며 은서 수술 얘기를 꺼낸다.
돈 꾸러 온 게 아닌데 대뜸 돈 없다는 형의 태도에 다빈이 욱하지만, 제대로 덤비지도 못한다.
얼마 후, 말도 없이 형이 집에 찾아와서 다빈이한테 돈을 건넨다. 엄마한테 주라는 형의 말을 무시하고 그 돈으로 연수 신청을 한다.
하지만, 선생님이 보관하던 연수비 통장이 몽땅 사라지고, 다빈의 꿈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다.
영화 <겨울의 빛>은 조현서 감독의 자전적 영화는 아니지만, 자라왔던 동네에서 느낀 감정이 사라지기 전에 만든 영화다.
다빈 역을 연기한 성유빈은 2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시나리오를 받고 절반 정도 읽고 바로 출연을 결심했는데, 차분하면서 답답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재은 역을 연기한 강민주는 시나리오를 읽고 깊은 정서가 소설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영화는 자극적이지 않다. 담담하게 재은과 다빈의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래서 성유빈은 연기를 하면서 (더 나아가지 않고) 이 정도 (선에서) 연기해도 되는지 고민했다고 한다.
자극적이지 않다보니 중요한 사건을 직접 보여주지 않고 생략이 많다. 이에 관해 조 감독은 다빈이의 시선을 쫓아가는 영화다 보니 다빈이가 없는 장면에서는 안 보여주는 게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병으로 세상을 떠난 아빠와 집이 지겨워 가출한 형 대신 엄마와 청각장애 여동생을 돌보는 10대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겨울의 빛>은 내달 4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