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의 또 다른 변신
최근 호러 영화계는 새로운 관점을 찾아 끊임없이 변모하고 있다.
영화 <굿 보이>는 ‘인디’라는 충견의 시선으로 공포의 본질에 접근한다.
이 영화의 핵심은 소름 끼치는 귀신이 아니라, ‘주인을 지켜야 한다’라는 강아지 인디의 단순한 의지에서 시작한다.
병으로 쇠약해진 주인 토드와 함께 숲속 외딴집으로 이사 온 인디.
평화로운 일상에서 인디의 영민한 후각과 청각은 인간에게는 감지되지 않는 불길한 기운을 포착한다.
어둠 속에서 어른거리는 그림자, 텅 빈 공간을 향해 짖어대는 불안감, 그리고 주인이 혼자 있을 때만 나타나는 기이한 징조들.
이 모든 것이 인디의 시선으로 날 것 그대로 전달되며, 관객은 충성스러운 반려견과 함께 공포를 공유한다.
언어로 소통할 수 없기에, 인디는 주인의 이상 징후를 알아채고 몸을 비비거나 낑낑거림으로써 경고를 보내지만, 인간은 이를 그저 사랑스러운 행동으로 치부할 뿐이다.
주인의 상태는 점차 악화하고, 인디는 초자연적인 존재뿐만 아니라, 주인의 치명적인 질병(죽음) 그 자체와 싸워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주연견 인디의 경이로운 감정 연기는 영화의 주제인 상실과 헌신을 깊이 있게 파고든다.
토드의 비극적인 운명 앞에서 인디가 보여주는 슬픔과 체념, 그리고 마지막까지 주인의 곁을 지키려는 숭고한 모습까지 다채로운 모습으로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다.
실제 감독의 반려견 ‘인디’가 주인공으로, 자연스러운 모습을 포착하기 위해 3년간 유령의 집에 함께 살면서 촬영했다고 한다.
전혀 CG를 사용하지 않고 내레이션이나 말 대신, 귀의 움직임, 꼬리 흔들림, 그리고 가장 중요한 시선만으로 모든 감정을 표현한다.
토드를 쫓는 어두운 존재는 단순히 귀신이 아니라, 주인의 불가항력적인 질병과 죽음을 시각화한 것이다.
인디는 본능적으로 이 죽음의 그림자를 감지하지만, 주인을 지키기 위해 발버둥 칠수록 무력감만 커진다.
해 줄 수 없다는 무력감이 오히려 더 큰 공포로 다가오는 감각적 공포를 경험하게 한다.
하지만, 72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가진 강아지 시점 때문에 설명 없이 느리고 반복적인 장면이 많아 호흡이 늘어진다는 아쉬움이 있다.
개 시점의 독특한 공포를 경험하게 하는 영화 <굿보이>는 오는 22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