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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외국영화톱기사(우측)

조현병 걸린 의대생 딸, 의사 부모의 선택은?

영화 어떻게 해야 했을까 스틸컷

의사 부부 사이에 딸과 아들을 각각 1명씩 뒀고, 물론 4수를 하긴 했으나 딸도 부모의 뒤를 이어 의대에 진학했다.

남들이 보면 꽤 부러울 집안이지만, 후지노 토모아키 감독의 가족은 썩 행복하지 못한 삶을 살았다.

감독의 누나가 의대에서 해부실습을 앞두고 조현병에 걸렸기 때문이다.

의사인 부모는 자기들이 의사이지만, 오히려 그래서 그런지 딸을 병원에 입원시키지 않고 집 현관문에 쇠사슬을 채우는 선택을 한다.

당연히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니 점점 더 증세가 악화된다.

이에 남동생이 직접 카메라를 들고 누나와 가족들의 상황을 담기 시작한다.

세월이 흘러 엄마가 치매에 걸리자, 의사가 누나를 입원시킨 후, 아빠가 엄마를 돌보기를 권하지만, 네 가족이 여전히 한집에서 지낸다.

조용히 잘 자는 누나를 엄마가 새벽에 깨워서 긁어 부스럼을 만들자 결국 감독의 부모 모두 누나의 입원에 동의한다.

그렇게 누나는 발병 25년 만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게 된다. 병원에서 누나에게 잘 맞는 약을 찾아, 3개월 만에 퇴원해 집으로 온다.

이후 2011년 3월, 감독의 엄마가 83세의 일기(一期)로 세상을 떠나자, 감독은 아직 엄마에게 묻지 못한 게 많아 아쉬워한다.

2014년 6월, 누나가 폐암 4기 진단을 받는다. 누나가 즐겁게 여생(餘生)을 보내도록 여행도 다니고, 누나가 좋아하는 복권 구입하게 놔두고, 점도 보게 놔둔다.

그리고 이듬해 감독의 아빠는 뇌경색으로 입원하게 된다.

2018년 8월, 환갑이 된 누나가 들뜨고, 몇 년 동안 더 산다. 하지만, 결국 누나는 아빠보다 먼저 세상을 하직(下直)한다.

누나와 엄마가 모두 세상을 떠나자, 감독이 아빠랑 누나에 대해 엄마가 어떻게 생각했는지 진지하게 대화를 나눈다.

아빠 말로는 엄마가 조현병에 걸린 걸 숨기고 싶어 치료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한다.

감독은 이외에도 몇 가지 이유를 더 추론해 보면서, 아빠에게 지난 20년 동안 찍은 우리 집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 공개해도 될지 묻고, 동의를 얻어낸다.

다큐멘터리 영화 <어떻게 해야 했을까?>는 조현병에 걸린 딸을 대하는 의사 부부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우리나라에도 50만 명 정도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조현병 환자는 사고의 장애, 망상과 환각, 현실과의 괴리감 등의 증세를 보이지만, 지속적으로 치료만 받으면 전혀 위험하지 않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그릇된 인식이 팽배해 있어 이 작품 속 부모처럼 꽁꽁 숨기려고 한다.

후지노 감독은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한 서면 인터뷰에서 부모님이 누나의 치료를 미룬 이유를 1983년 당시에 조현병 치료법이 발전하지도 않았고, 정신병동의 치료 환경에 대한 불신, 사회적 낙인과 누나의 미래를 위해 병력(病歷)을 남기지 않으려 한 게 아닐까 추측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아쉬운 점은 있다. 감독의 누나가 2008년에 드디어 입원해 제대로 치료를 받고 상태가 호전되었는데, 당시 사용한 약이 1996년부터 사용된 약이라는 점이다.

결국 가족이 조금만 더 일찍 결단을 내렸으면 누나가 발병 25년 만이 아닌 13년 만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가족을 비난하지 않는다. 그냥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면서, ‘그때 우리가 어떻게 해야 했을까?’ 질문을 던질 뿐이다.

2026년의 대한민국에 사는 우리에게도 이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다큐멘터리 영화 <어떻게 해야 했을까?>는 29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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