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대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영화<인생은 아름다워>가 오는 11일 재개봉한다.
1997년 개봉한 이 영화는 로베르토 베니니가 감독, 각본, 주연을 맡아 블랙 코미디의 형식을 빌려 홀로코스트라는 비극적인 소재를 다루는 걸작이다.
홀로코스트를 다룬 영화 중 <쉰들러 리스트>, <피아니스트>와 함께 최고로 손꼽히는 <인생은 아름다워>는 그 작품성을 인정받아 제7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로베르토 베니니), 국제영화상(구 외국어영화상), 음악상을 받으며 3관왕에 올랐다.
또한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그랑프리), 영국 아카데미 영화상(BAFTA) 남우주연상, 유럽 영화상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등 유수의 영화제에서 60개가 넘는 상을 휩쓸며 전 세계적인 찬사를 받았다.
영화는 1930년대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다.
갓 로마에 상경한 귀도(로베르토 베니니 분)는 초등학교 교사인 도라(니콜레타 브라스키 분)에게 첫눈에 반한다.
가진 것은 많지 않았지만, 재치와 기발한 방법으로 도라의 마음을 사로잡은 귀도는 마침내 그녀와 결혼하게 된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들 조수아를 낳고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던 중,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유대인 박해가 심해진다.
조수아의 다섯 번째 생일날, 귀도와 조수아는 강제 수용소에 끌려가게 되고, 이 사실을 알게 된 도라는 유대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가족을 따라 자원하여 수용소로 향하는 헌신적인 사랑을 보여준다.
수용소의 처참한 상황 속에서도 귀도는 어린 조수아에게 현재 상황이 마치 ‘게임’인 것처럼 말하며 희망을 심어준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는 이처럼 해학성이 빛나는 영화로, 다소 허황되지만 낙천적인 귀도의 성격이 최악의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태도를 보여주며 영화의 핵심 메시지를 전달한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귀도의 모습은 아들 조수아에게 정신적인 충격을 줄여주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과 맞물려, 아들에 대한 깊은 사랑과 더불어 희망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한다.
특히 아들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고통 속에서도 절대 잃지 말아야 할 것이 희망이며, 희망을 잃지 않으면 어떤 것도 극복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다.
물론, 홀로코스트라는 비극적인 역사를 다루면서 그 묘사가 약하거나 귀도의 유머로 인해 심각성이 반감된다는 점도 있다.
그러나 영화를 통해 유머가 어떻게 희망이 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희망이 어떻게 생존으로 이어지는지 뚜렷하게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영화의 가치는 충분하다.
다시 봐도 깊은 감동을 선사할 영화를 찾는다면 <인생은 아름다워>를 추천한다.
가족의 헌신적인 사랑과 희망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줄 것이다.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