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칙과 규칙의 경계가 주는 재미
만 62세의 톰 크루즈가 최근 영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으로 건재함을 과시했다면, 그보다 1살 젊은 브래드 피트는 곧 개봉을 앞둔 영화 <F1 더 무비>를 통해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한다.
한때 F1 경주에서 촉망받는 카레이서였으나, 사고를 당한 후 10년 동안 도박꾼 같은 살아온 소니 헤이스(브래드 피트 분)에게 옛 동료 루벤(하비에르 바르뎀 분)이 나타나 자기 팀에 들어와 달라고 한다.
세 시즌 안에 우승하지 못하면 이사회에서 팀을 해체할 위기라며, 팀에 합류해 달라고 간곡히 부탁한다.
고민 끝에 소니가 팀에 합류하지만, 날건달 같은 중년 남성이 앞에 나타나자 루키인 조슈아 피어스(델슨 이드리스 분)를 비롯해 다들 그를 불신한다.
그러나 언론에서도 마카레나 춤추던 시절에 활동하는 소니가 다시 F1 경주에 복귀한 것을 두고 색안경을 끼고 바라본다.
총 9번의 경기 중 1번째 경기가 영국에서 열린다. 소니가 시동도 못 걸어 워밍업도 제때 시작 못 하자, 차를 처음 탈 때 설명서를 꼭 읽어보라는 캐스터의 조롱이 이어진다.
그러나 잠시 후, 이게 다 고도로 계산된 행동이었음이 밝혀진다.
경기가 진행될수록 점점 이것저것 일이 꼬이고, 같은 팀 조슈아랑 서로 견제하다가 충돌해 둘 다 꼴지를 기록한다.
씩씩거리는 루벤한테 소니가 지금 차로는 우승할 수 없다고 말한다.
2번째 경기가 헝가리에서 열리고, 소니는 기술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하드 타이어가 아닌 소프트 타이어로 교체한다.
당연히 문제가 생기고, 세이프티 카가 들어오면서 선두권 차들의 기록이 늦춰진다.
계속되는 소프트 타이어 교체와 이로 인한 사고로 세이프티 카 진입으로 경기가 지연되고, 이를 기회로 삼아 조슈아가 10위를 기록한다.
다음번 이탈리아 경기에서 조슈아가 소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추월하려다가 사고를 당한다.
이에 언론과 조슈아의 엄마는 이게 다 소니 탓이라고 공격하고, 다음 경기에서 소니는 조슈아 없이 출전해 랩당 0.1초씩 단축할 계획을 세운다.
결국 팀 최고 성적을 기록하자 팬들이 열광하고, 언론에선 1990년대 (잘 나가던) 소니가 돌아왔다며 흥분한다.
그러나 퇴원한 조슈아가 다음 경기에서 소니의 차를 들이받아 경기를 망친다.
설상가상 다음 번 라스베이거스 경기를 앞두고 소니의 차가 승인받지 않은 부품으로 업그레이드했다며, 이대로는 대회 출전이 불가능하단 통보를 받는다.
영화 <F1 더 무비>는 이제는 한물간 소니가 다시 F1 경기에 복귀해, 반칙과 규칙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며 우승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F1 경기규칙을 잘 모르는 관객도 영화를 보다보면 자연스레 감이 오기에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의 액션을 몸소 직접 연기한 톰 크루즈처럼, 브래드 피트 역시 직접 카레이싱을 배워 시속 300km의 속도로 서킷을 직접 누볐다고 한다.
이를 위해 실제로 시속 300km로 달릴 수 있는 레이싱카를 벤츠에 의뢰해 직접 제작했다.
이뿐만 아니라, 브래드 피트에게 카레이싱을 가르쳐 준 루치아노 바체타로가 레이싱 동선을 디자인했고, 7차례나 월드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쥔 루이스 해밀턴을 비롯해 베르스타팬, 카를로스 사인츠 등 세계적인 현역 F1 선수들과 F1 CEO 스테피노 도메니칼리, 레드불 크리스천 호너 감독, 메르세데스 토토 볼프 감독 등이 영화에 출연해 사실감을 높였다.
영화 <F1 더 무비>는 북미보다 2일 앞선 이달 25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