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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이름의 잔혹한 구속

다이 마이 러브 스틸컷

누군가에게 가정은 따스한 안식처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숨이 막혀오는 정교한 감옥이다.

린 램지 감독의 신작 <다이 마이 러브>는 이 보편적이고도 서늘한 진실을, 한 여자의 무너져가는 내면을 통해 잔혹할 만큼 아름답게 그려낸다.

영화는 한때 뜨겁게 사랑했을 그레이스(제니퍼 로렌스 분)와 잭슨(로버트 패틴슨 분)의 관계가 아이의 탄생 이후 어떻게 균열을 일으키는지 집요하게 추적한다.

두 사람 사이의 사랑은 더 이상 설렘이 아닌, 육아라는 공동의 노역과 책임으로 변한다.

그레이스에게 남편은 더 이상 연인이 아니라, 자신을 엄마라는 역할에 묶어두는 관리자처럼 느껴진다.

잭슨이 건네는 “오늘 아이는 어땠어?”라는 일상적인 질문은 다정한 안부가 아닌, 감옥의 창살을 확인하는 간수의 목소리로 느껴진다.

사랑이 깊어질수록 가중되는 책임의 무게는 그녀의 영혼을 더욱 매섭게 짓누른다.

관객을 가장 고통스럽게 만드는 지점은 그레이스가 겪는 극심한 양가감정이다.

그녀는 아이를 품에 안고 본능적인 사랑을 느끼면서도, 동시에 자기 삶을 집어삼킨 이 작은 생명체에 대해 형언할 수 없는 공포와 거부감을 느낀다.

냇가에서 아이의 머리에 물을 적시는 장면은 그 갈등이 응축 된 장면으로, 이 영화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성스러운 세례처럼 보이는 이 행위 속에는 아이를 정화하고 싶은 모성과 차가운 물 속으로 가라앉히고 싶은 파괴적 충동이 한 손길 안에서 위태롭게 소용돌이친다.

사랑하기에 지키고 싶고, 동시에 도망치고 싶은 이 모순된 감정은 그녀를 서서히 광기로 몰아넣는다.

남편 잭슨 역의 로버트 패틴슨은 아내의 심연을 끝내 이해하지 못하는 선의의 방관자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그는 아내를 사랑한다고 믿지만, 그녀가 겪는 실존적 고통을 직시할 용기는 없다.

그가 건네는 “괜찮아질 거야”라는 다정한 위로는 그레이스에게 자신의 고통을 부정당하는 잔혹한 낙관이자 비겁한 회피로 다가온다.

아내의 붕괴를 목격하면서도 끝내 무력한 표정을 짓는 그의 모습은, 사랑이라는 이름의 구속이 얼마나 허망한지를 여실히 증명한다.

결국 소통의 단절과 억눌린 감정은 자신을 향한 파괴적인 행동으로 분출된다.

그레이스는 유리문에 몸을 던지고 아득한 숲을 정처 없이 걸으며 육체적 통증을 자처한다. 이는 마비된 정신적 고통을 실제적인 감각을 통해 확인하려는 처절한 몸부림이다.

특히 황량한 들판에서 날카로운 칼을 든 채 위태롭게 거니는 모습은 이 비극의 정점이다.

그 칼날은 타인을 해치기 위함이 아니라, 자신을 옥죄는 보이지 않는 구속을 끊어내려는 본능적인 저항처럼 읽힌다.

제니퍼 로렌스는 인간의 이성이 본능과 소통 부재에 가로막혀 조각조각 부서지는 과정을 온몸으로 증명해낸다.

영화 제목인 <다이 마이 러브>는 지독한 역설이다.

비극적인 것은 이들이 서로를 밀어내면서도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이 고통스러운 유착을 차마 놓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레이스에게 해방이란, 자신을 가둔 사랑이라는 이름의 모든 것들이 소멸할 때 비로소 찾아온다.

사랑하기에 관계를 유지하려 했던 모든 노력은 빛을 잃고, 모든 것이 불타 없어지는 순간에야 그녀는 진정한 자유를 얻는다.

린 램지 감독은 특유의 탐미적인 영상미와 날카로운 사운드트랙을 통해, 이 파멸의 과정을 하나의 숭고한 의식처럼 완성했다.

불편하지만 정직한 이 영화는 극장을 나선 뒤에도 오랫동안 가슴 속에 서늘한 여운을 남길 것이다.

영화 <다이 마이 러브>는 내달 4일 CGV에서 단독 개봉한다.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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