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의 목표 아래 외계 생명체와 힘 모아

한 남자가 혼수상태에서 깨어난다. 여기가 어딘지 몰라 여기저기 둘러보는데, 선장과 한 여자의 시신이 보인다. 창밖을 보니 별이 가득하다.
여기가 우주고, 생존자가 나뿐이라니 믿을 수 없어 지구와 통신을 하려고 하니, 11년 10개월만 기다리라는 AI의 답이 돌아온다.
뭔 소린가 싶어 레이더를 자세히 보니, 지구와 113.8년 떨어진 다른 우주에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이에 그레이스(라이언 고슬링 분)는 일단 마음을 접고 보드카를 마시고, 목적지가 어딘지 몰라도 우주선이 알아서 목적지로 가게 놔둔다. 물론 가끔은 지구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던 때를 추억하기도 한다.
원래 분자생물학 박사인 그는 학계 권위자에게 반기를 들었다가 학계에서 쫓겨나 중학교에서 과학을 가르치는 신세로 전락했다.
그러던 어느 날, 정부에서 금성과 태양 사이에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진 페트르바선에서 채취한 샘플 분석을 위해 그를 찾아왔다.
외계 생명체 세포를 발견해 분석하지만, 본인이 생각한 것보다 큰 성과가 없어서 실망하자, 아직 샘플이 더 있다며 그에게 이 프로젝트 합류를 권해 수락했다.
그는 이번에 발견한 세포에 아스트로피지라고 명명한 후, 우연히 아스트로피지의 번식 방법을 알아낸다.
이에 전 세계 분자생물학자들이 모여서 아스트로피지의 대량 생산을 논의한다. 굳이 왜 대량 번식을 해야 하는지 묻자, 태양이 죽어가고 있어서 대책을 세우기 위해 ‘프로젝트 헤일메리’를 가동 중이고 거기에 아스트로피지가 대량으로 필요하다는 답이 돌아온다.
이를 위해 누군가는 11광년 거리에 있는 우주로 가야 하는데, 돌아오는 연료는 없다고 한다.
파일럿과 과학요원, 엔지니어가 우주로 갈 채비를 마치지만 사고로 죽자, 직계가족은 물론 키우는 개도 없고, 처음부터 이 프로젝트에 참여해 온 그레이스가 타의에 의해 우주로 오게 된 것이다.
그렇게 머나 먼 우주로 와서 다른 사람들은 죽고, 혼자 남은 상황에서 우주선이 어느 지점에 도착하자, ‘광점 A’가 쫓아온다.
도망가도 계속 쫓아오더니, 이내 뭔가를 던진다. 이게 뭘까 궁금해서 결국 그레이스가 우주선 밖에 나가 선내로 가져 와 분석한다.
원자 분석만 하려고 하니 이게 뭔지 모르겠던 참에 한쪽이 열린다는 걸 깨닫고 뚜껑을 열어서 물체를 꺼내 분석한다.
일단 아주 멀리서 온 것이라는 건 알아냈다. 그 후로도 ‘광점 A’에서 여러 물체를 보내온다.
호기심이 생겨 이제는 아예 광점 A 안으로 들어가 본다. 그곳에서 외계 생명체와 만난다.
돌아가라는 제스처에 얼른 우주선으로 돌아온 그레이스는 장비를 챙겨서 다시 광점 A로 간다.
외계 생명체가 그레이스의 행동을 계속 따라 하자, 마음을 열고 대화를 시도해 본다.
바위(rock)처럼 생긴 외형을 보고 ‘로키’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시계의 숫자와 이름으로 로키의 언어를 분석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250개 정도의 단어로 대화를 시작하고, 서로 혼자만 살아남았다는 것과 자기가 사는 행성을 구하려는 목표가 같다는 걸 알게 된다.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태양이 죽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전 세계가 식량 배분에 협력한다면 30년 안에 인류의 1/4이 죽을 것으로 예상되자, 평소 학계의 정설에 맞서던 분자생물학자를 우주로 보내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미지의 공간인 우주에서, 신뢰해도 되는지 불명확한 외계 생명체와 만나 소통한다는 점은 영화 <컨택트>와 결이 같아 보이지만, 그 외계 생명체와 우정을 나누고, 상대를 위해 목숨을 희생할 각오로 돕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특히 NASA의 과학자들이 제작에 참여해 단 하나의 블루스크린 장면 없이 사실적인 비주얼을 완성해 냈다는 점이 이 영화의 자랑거리다.
다만, 과거 회상 장면이 자주 반복되면서 2시간 36분에 달하는 긴 상영시간은 아쉬운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영 10여 분을 앞두고 그레이스가 임무를 마치고 지구로 돌아오던 차에 사고가 생기면서 안도하던 관객들을 다시 긴장하게 만드는 재미가 있다.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오는 18일 개봉하며, 가급적 IMAX 상영관에서 보길 권한다.
참고로 헤일메리(Hail Mary)는 미식축구에서 역전을 위해 성모 마리아에게 기도하며 던질 만큼 절박한 상황을 의미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