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으로 국가폭력을 말하다

18살의 남고생 이영옥(신우빈 분)은 여자 같은 이름 때문에 늘 어떤 이름으로 바꿀까 고민한다.
그러던 어느 날, 서울에서 전학 온 김경태(박지빈 분)와 한 반이 된다. 서울에서 사고 치는 바람에 1년 꿇고, 제주로 오게 됐다는 소문 때문에 경태 앞에 서면 작아진다.
그런 경태가 반 분위기를 휘어잡고, 자기 맘대로 조종할 수 있을 것 같아 영옥이를 반장으로 민다.
덕분에 모두의 예상과 달리 늘 1등만 하던 민수(최준우 분)를 1표 차로 따돌리고 영옥이 반장이 된다.
경태에게 반장 당선 축하 파티를 열어준다며 경태 무리가 자기들의 아지트에 데려가 술 파티를 연다.
싸움으로 누구한테도 밀리지 않는 경태와 어울리니 내가 뭐 대단한 사람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아 계속 경태 무리와 놀면서 점점 물든다.
경태는 영옥을 앞세워 교실 내에 새로운 규칙을 만든다. 누가 다른 학생을 때리면, 맞은 학생이 맞받아치고, ‘쌍방 폭행’이 된 김에 본격적으로 치고받고 싸워서 우열을 가리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말이 쌍방 폭행이지, 보통은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얻어터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피해자가 1대 때렸다는 이유로 ‘정당성’을 내세워 죽도록 피해자를 때린다.
한편, 영옥의 나이 든 엄마 최정순(염혜란 분) 여사는 봄에 꽃이 날리기라도 하면 ‘그날’이 떠올라 기절한다.
운전하다가 나무를 들이받고, 영옥이 학교에서 기절하는 것도 힘들지만, 더 힘든 건 정확히 이 기억이 무슨 기억인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새로 서울에서 온 정신과 의사(김규리 분)에게 상담을 받는다. 그 과정에서 우리 사회의 아픈 역사와 함께, 아들 영옥이 이름의 비밀이 밝혀진다.
영화 <내 이름은>은 현역 최고령 감독인 정지영 감독의 신작으로 아직도 정확히 명칭이 정해지지 않은 ‘제주 4·3사건’을 큰 뿌리로 광주민주화운동과 베트남전 등 여러 사건이 버무려져 있다.
서울에서 이사 온 정신과 의사에게 상담받는 최정순과 서울에서 이사 온 전학생에 의해 폭력에 길들어 가는 이영옥의 이야기가 스크린 위에 펼쳐지는데, 둘 다 폭력의 피해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와 관련해 정지영 감독은 국가폭력의 끔찍함을 보여주기 전, 완충 장치로 학교폭력을 다루며 폭력이 어떻게 세습되고 번지는지 묘사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제주 4·3사건’을 비롯해 국가폭력 희생자에 대한 정책 변화를 예고했으나, 그 이전에 촬영했기에 거대 자본의 투자 대신 ‘텀블벅’을 통해 약 1만 명의 개인 후원자를 통해 제작비를 조달했다고 말했다.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토대로 제작되서 일까? 이 영화는 <제76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받기도 했다.
보면서 눈물을 흘리게 되는 영화 <내 이름은>은 15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