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전문지 마이스타 입니다 기사 본문을 마우스로 드래그 후 스피커 아이콘을 누르면 음성으로 들으실 수 있습니다   Click to listen highlighted text! 연예전문지 마이스타 입니다 기사 본문을 마우스로 드래그 후 스피커 아이콘을 누르면 음성으로 들으실 수 있습니다
외국영화톱기사(우측)

선의의 거짓말이 부메랑이 될 때

영화 돌핀보이: 푸른 바다의 수호자 스틸컷

초여름의 길목, 답답한 일상을 깨워줄 청량한 바다 세계가 극장가를 찾아온다.

내달 3일 개봉을 앞둔 애니메이션 <돌핀보이: 푸른 바다의 수호자>는 스크린 가득 펼쳐지는 시원한 영상미로 시선을 사로잡는 한편, 극장 문을 나설 때쯤엔 인간 사회의 이면을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이 영화는 단순한 아동용 만화라는 시각을 넘어, 영리한 우화를 통해 성인 사회에도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늑대 무리에서 자란 소년 ‘모글리’의 모험을 다룬 클래식 명작 <정글북>의 무대가 광활하고 깊은 심연의 바다로 옮겨왔다.

영화는 영리한 변주를 통해 완성도 높은 ‘바다판 정글북’을 서사적으로 구현해 낸다.

인간 소년이지만 돌고래 가족의 보살핌 속에서 바다의 영웅으로 성장한 ‘돌핀보이’는 종(種)을 뛰어넘는 사랑과 연대를 보여준다.

거친 파도 속을 초고속으로 유영하는 단짝 돌고래 ‘스노우볼’, 무시무시한 외형 뒤에 반전 매력을 숨긴 상어 ‘샤키’ 등 해양 동료들과 주인공이 빚어내는 역동적인 호흡은 오직 바다라는 공간만이 줄 수 있는 생동감 넘치는 액션 어드벤처를 선사한다.

영화는 중반부로 접어들며 단순한 모험극의 형태를 탈피해 인간 사회의 씁쓸한 민낯과 불신의 비극을 조명한다.

그리워하던 친아빠와 재회한 돌핀보이의 행복도 잠시, 바다와 인간 세계를 모두 지배하려는 사악한 악당이 나타나 아빠를 납치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 위기의 순간에 영화는 동시다발적인 연쇄 사건을 통해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섬을 지키겠다는 순수한 명분으로 벌였던 ‘가짜 괴물 소동’은 공동체의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선의의 거짓말이었으나, 하필 악당의 위협이 실체화된 순간에 주민들에게 들통나고 만다.

이 거짓말이 폭로되는 악재는 주민들의 심리에 치명적인 방화쇠를 당긴다.

악당이 유포한 얕은 수준의 단편적인 정보들이, 돌핀보이의 거짓말과 결부되면서 주민들에게는 도리어 악당의 말이 맞다는 결정적인 증거로 둔갑해 버린 것이다.

결국 선의의 거짓말이 부메랑이 되어 주민들의 눈과 귀를 가렸고, 가짜 뉴스와 확증 편향에 빠진 섬 사람들은 돌핀보이 일행의 절박한 진짜 경고를 외면하며 그들을 배척하기 시작한다.

사람들을 위해 했던 거짓말이 도리어 진실을 거짓으로 만들어버리는 역설적인 상황은 사회적 신뢰가 얼마나 쉽게 무너지는지 날카롭게 꼬집는다.

작품 속 악당을 지배하는 핵심 정서는 다름 아닌 ‘낮은 자존감’이다. 스스로를 신뢰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타인과 비교하며 결핍을 느끼는 악당은, 그 열등감을 보상받기 위해 권력에 집착하고 주변 공동체를 파괴적인 상황으로 몰고 간다.

영화는 낮은 자존감이 한 개인의 내면을 어떻게 황폐화하고, 나아가 주변 사회에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준다.

이는 어린이 관객에게는 올바른 자아 존중감의 중요성을, 성인 관객에게는 스스로의 내면을 돌보는 일의 소중함을 환기시키는 대목이다.

결국 악당의 음모를 무너뜨리고 위기에 빠진 아빠와 바다를 구하는 열쇠는 거창한 초자연적 힘이 아닌, ‘협동심과 신뢰’라는 본질적인 가치다.

거짓말의 폭로와 선동으로 오해와 불신이 팽배해진 최악의 고립 상황 속에서도, 돌핀보이와 동료들은 서로를 향한 믿음의 끈을 놓지 않는다.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며 손을 맞잡을 때, 그리고 마침내 잘못을 깨달은 섬 사람들도 이들의 진심을 믿어주기 시작할 때 강력한 시너지가 발휘된다.

모두가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하는 클라이맥스는 연대와 신뢰가 점차 희미해져 가는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따뜻한 메시지를 남긴다.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

답글 남기기

Click to listen highlighted t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