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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영화톱기사

땅이 뭐라고…

영화 립세의 세계 스틸컷

영화 <립세의 사계>는 19세기 말 폴란드의 작은 마을 립세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목가적인 풍경으로 시작해 추수가 끝난 후, 마을 사람들이 모여서 감자 농사가 잘 됐다느니, 나이가 됐으니 얼른 시집가라 그런 말을 나눈다.

그림 같은 풍경에 사람들 역시 그림같이 처리해 마치 그림이 살아있는 것처럼 보인다.

혼기가 찬 야그나는 결혼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다고 믿는 여성이다. 그녀는 한쪽 날개를 다친 황새를 집에 데려와 보살핀다.

하지만, 그녀의 엄마는 촌장 부인과 함께 얼마 전 상처(喪妻)한 마을 최고의 부농(富農) 보리나에게 6에이커(약 7,345평)의 땅을 받고 야그나를 억지로 결혼시킨다.

마을 사람들은 이제 야그나가 팔자 폈다며, 뒤에서 이런 소리, 저런 소리를 해댄다.

이제 계절이 겨울로 바뀌고, 보리나의 아들 안테크는 아버지랑 싸운 탓에 제대로 먹고 살기도 빠듯한데, 마을 사람들이 (보리나 눈치 보느라) 말도 걸지 않자, 아내에게 바가지를 긁힌다.

그런 가운데 안테크가 평소 흠모하던 야그나와 불타는 사랑을 나누자, 이를 목격한 보리나가 두 사람을 불태워 죽이려 한다.

한편, 마을 사람들은 벌목권은 자기들한테 있는데 지주가 마음대로 숲을 팔았다며 이 문제를 어째야 좋을지 두고 토론을 벌인다.

결국 보리나와 마을 사람들은 지주에게 맞서 싸우기로 결정하고 맞서자, 지주는 기마병을 동원한다.

난리 통에 기회는 이때다 싶어 안테크는 아버지를 죽이려고 들고, 결국 감옥에 간다.

계절은 다시 봄이 되고, 가까스로 목숨을 구한 보리나는 집 침대에 누워서 꼼작도 못한다.

그러자 다들 야그나를 꼬드겨 보리나의 재산을 빼돌리려는 생각만 한다.

그 와중에 보리나가 며느리인 한카에게 돈 숨겨 놓은 곳을 알려주면서 안테크를 감옥에서 빼내라고 말한다.

얼마 후, 보리나는 환청을 듣게 되고, 소리를 따라 집 밖에 나갔다가 결국 임종을 맞이한다.

안테크는 아직 감옥에 있지, 보리나는 죽었지, 마을 사람들은 보리나의 땅을 빼앗기 위해 혈안이 된다.

그런 상황에서 안테크가 출소하고, 그는 싫다는 야그나를 범한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여름이 되고, 마을 사람들이 야그나를 험담해도 야그나는 덥고, (가뭄 때문에) 모두 힘드니까 그런 것이겠지라며 그냥 넘긴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최근 일어난 일련의 사건이 야그나가 창녀 같이 굴어서 신의 분노를 자초해 일어난 일이라며, 그녀를 마을에서 내쫓자고 뜻을 모은다.

보리나의 뒤를 이어 마을 사람들의 대장이 된 안테크는 주민들의 광기에 놀라 자기는 주민들 뜻을 따르겠다며 꼬리를 내린다.

이에 주민들은 광기에 사로잡혀 야그나의 집으로 향한다.

이 영화는 19세기 말 폴란드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나, 부동산 열풍에 휩싸인 21세기 대한민국과 별반 다르지 않다.

작은 마을에 사는 주민들은 보리나 덕분에 먹고 살지만, 그가 죽자 그의 땅을 빼앗기 위해 혈안이 된다.

급기야 그들은 보리나의 아내를 마을에서 내쫓기로 한다. 그래야 보리나의 재산을 마음대로 나눠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그들은 보리나의 아내를 마녀사냥한다.

사실 야그나에겐 죄가 없다. 평소 결혼은 관심도 없던 그녀였는데, 보리나의 땅이 탐난 엄마가 아빠뻘인 보리나와 억지로 결혼시켰다.

그리고 그녀가 결혼하기 전, 보리나의 아들 안테크는 유부남임에도 불구하고 야그나의 얼굴은 고사하고, 신발이라도 보겠다며 졸졸 따라다녔다.

심지어 자기의 새엄마가 된 후에도 욕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야그나를 범했다.

게다가 주민들이 결정적으로 야그나에게 화가 난 건, 야그나가 신부(神父)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고 야그나가 하다 못해 신부까지 꼬시려고 든다고 오해한 것이었다.

사실 야그나는 과거 이웃이었던 야시오가 오랜만에 동네에 와서 탁 트인 공간에서 대화 중이었던 건데, 야시오의 엄마가 이를 보고 이제는 하다 하다 신부인 야시오까지 꼬시려 든다며 누명을 씌운 것이다.

이렇게 야그나가 누명을 쓰고 마을에서 쫓겨나게 된 이유는 앞서 말한 것처럼 모두 땅 때문이다.

만약에 야그나의 엄마가 보리나의 땅이 탐나 자기 딸을 보리나와 결혼시키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보리나가 여전히 건재하다면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이 영화의 원작인 소설 <농민>은 19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작으로, 출간된 지 100년이 지났지만(1904년 출간) 지금의 상황과도 맞닿아 있다.

특히 배우들의 연기를 촬영한 후, 한땀 한땀 유화로 바꿔 마치 그림이 살아있는 것처럼 아름다운 영상미를 선보인다.

영화 <립세의 사계>는 다음 달 10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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