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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영화톱기사

오해 없는 사회를 꿈꾸며

영화 바튼 아카데미 스틸컷

얼마 전 재혼한 엄마가 갑자기 신혼여행을 떠나는 바람에 크리스마스 방학 때 학교에 남게 된 앵거스 털리(도미닉 세사 분).

평소 국회의원 아들이라고 봐주지 않고 원리원칙만 고수하다가, 크리스마스 방학 동안 학교에 남게 된 역사 교사 폴 허넘(폴 지아마티 분).

명문 바튼아카데미 출신이지만, 대학에 갈 돈이 없어서 월남전에 참전했다가 전사(戰死)한 외아들과 함께한 추억이 깃든 학교에 남기로 한 주방장 메리 램(더바인 조이 랜돌프 분).

영화 <바튼 아카데미>는 이 세 사람이 학교에 남아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동료인 리디아로부터 파티에 초대받은 세 사람은 모처럼 학교를 벗어나 리디아의 집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앵거스는 리디아의 조카 엘리스에게 첫눈에 반해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과음한 메리가 죽은 아들이 떠올라 술주정을 하자 어쩔 수 없이 다시 학교로 돌아온다.

이에 앵거스가 툴툴 거리자 폴이 메리 앞에서 네 연애만 관심 있느냐고 핀잔을 주자, 앵거스가 삐친다.

다음 날 아침, 폴이 두 사람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철학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쓴 <명상록>을 준다.

둘 다 반응이 신통치 않자, 폴은 뭐든 다 말해 보라고 한다. 이에 앵거스가 보스턴에 가고 싶다고 대답한다.

학교 근처를 벗어나면 안 된다고 반대하다가 메리가 옆에서 거들자, 폴은 현장학습 가는 셈 치고 그러자며 마음을 바꾼다.

보스턴으로 가던 길에 메리는 임신한 동생의 집에 내리고, 그렇고 폴과 앵거스의 여행이 시작된다.

이 과정에서 하버드대 출신이지만 지금은 고등학교에서 비정규직 교사로 일하고 있는 폴의 사연과 부잣집 도련님인 줄 알았던 앵거스의 아픈 가정사 등이 서로에게 오픈된다.

이 영화는 1970년 12월 중순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당시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영화 시작할 때 나오는 제작사 로고와 곰방대 같은 소품은 물론 음악이나 화면비율까지 1970년대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애썼다.

이에 대해 알렉산더 페인 감독은 보도자료를 통해 “스스로를 1970년에 영화를 만들고 있는 감독이라고 속이며 영화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만큼 이 영화는 완벽하게 1970년대를 보여준다. 이는 스튜디오 촬영 없이 당시 분위기를 간직한 메사추세츠주에서 100% 올 로케이션으로 촬영한 것도 한몫할 것이다.

영화는 얼핏 보면 꽉 막힌 원칙주의자 선생님과 삶이 평탄해 보이는 부잣집 도련님처럼 보이는 이들이 사실은 말 못 할 고민을 안고 아웃사이더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람은 누구나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걸 밖으로 표출하지 않는다.

그래서 오해도 쌓인다. 성적에 불만인 학생들에게 그럼 쉬는 시간 직후에 재시험을 보겠다고 하고, 아이들이 반발하자 그럼 재시험 없이 그냥 성적을 확정하겠다는 폴은 꼴통 교사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원칙이 무너지면 사회가 어떻게 될까 늘 걱정하는 그는 아이들에게 부잣집 아들이라고, 유력 정치인 아들이라고 특혜를 받을 수 없다는 걸 몸소 가르쳐 주고 싶었던 것이다.

왜냐하면 하버드 재학시절, 친구가 자기 논문을 표절해 놓고, 부자 아빠를 믿고 거꾸로 폴이 논문을 표절했다고 누명을 씌운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부자 아빠를 둬 돈 걱정 없어 보이던 앵거스는 사실은 친아빠가 정신분열 증세를 보이자, 엄마가 아빠를 정신병원에 보내버린 후, 이혼했다. 이혼한 엄마는 곧바로 부자와 결혼했고, 앵거스를 기숙학교에 보내버렸다.

이런 속내를 알게 되면 오해가 풀리지만, 대부분 이런 속내를 말하지 않으니, 오해가 쌓인다.

지금 우리 사회가 그렇다. 서로의 꿍꿍이를 속 시원하게 말하지 않으니, 여야 간에 오해가 쌓이고, 국민과 위정자 사이에 오해가 쌓인다.

솔직해야 한다. 그래야 오해가 풀린다. 오해가 풀려야 서로 친해질 수 있다.

여야 의원이 친해지고, 위정자와 국민이 친해져야 살기 좋은 나라가 될 수 있다.

여야 의원 간에 소통하지 않고, 위정자는 국민 알기를 뭐같이 알고, 국민은 정치인의 말을 무조건 믿지 못하면 나라가 어떻게 될지는 뻔하다.

영화 <바튼 아카데미>는 오는 21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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