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걸린 엄마 버리러 한국 왔지만…

치매 걸린 엄마(홍 다오 분)랑 단둘이 사는 거리의 이발사 환(뚜언 쩐 분)은 어쩔 수 없이 엄마를 집에 가둔 채 일하러 다닌다.
아들도 몰라보는 엄마는 아들한테 아저씨라고 부르고, 양치하다가 치약을 삼키기도 한다.
엄마가 하도 보채서 어쩔 수 없이 일터에 데리고 나왔더니 대뜸 (한국에 있는) 롯데월드에 가고 싶다고 한다.
안 된다고 말리고 잠시 한눈판 사이, 엄마가 지나가는 꼬마에게 ‘지환’이라고 부르며 달려든다. 엄마를 말리던 환이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진다.
생일을 맞은 환이 엄마한테 낳아줘서 고맙다고 하니, 자기는 나쁜 사람이라며 지환이를 낳아서 미안하다고 말한다.
식사 후 잠든 엄마를 확인한 환이 친구들을 만나러 간다. 친구들의 서프라이즈 파티 덕에 환의 기분이 좋아진다.
친구들은 환의 이부형이 한국에 있고, 엄마도 한국 국적자이니 차라리 엄마를 한국에 보내는 게 더 좋지 않겠냐고 말을 꺼낸다.
자기들끼리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말이 왜 안 되느냐며 싸우자 환이 바람을 쐬러 간다며 자리를 뜬다.
술기운에 노숙한 환이 아침에 집에 가 보니, 엄마가 벽에 똥칠을 하면서 좋아한다.
지친 환은 엄마를 버리려고 길에 데려가 먹을 걸 주면서 여기 있으라고 하고 자리를 뜬다.
일을 마치고 몇 시간 후 엄마를 버린 곳에 가 보니, 환의 바람(?)과 달리 엄마가 그 자리에 꼼짝 않고 있다. 내가 무슨 짓을 했나 싶어 환이 소리 내 운다.
자다가 깬 엄마가 멀쩡한 정신으로 환의 일기를 본다. 그리고 아들이 자기 때문에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하며 운다.
레티한은 젊은 시절 자기 부주의로 남편(정일우 분)을 잃은 게 생각 나서 극단적인 시도를 한다.
다행인지 다시 치매 모드로 돌아온 레티한이 살려달라며 소리치자, 잠자던 환이 깨서 엄마를 구한다.
뇌전증 때문에 자꾸 길에서 발작하며 쓰러지는 환은 도저히 이렇게 살 수가 없다는 생각에 엄마를 한국에 보내기로 마음 먹는다.
엄마가 같이 사는 환에 대한 기억은 잃어가면서, 어릴 때 헤어진 형에 대한 기억은 또렷해지는 게 미운 환은 엄마를 형한테 버리기 위해 형을 찾아 나선다.
하지만, 막상 행복한 형의 모습을 본 환이 생각을 바꾼다.
영화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는 한국과 베트남 합작 영화다. 베트남에서 먼저 개봉해 20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영화의 베트남 진출 가능성을 보여줬다.
영화를 연출한 모홍진 감독은 2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베트남에서 흥행할 것이라고 기대는 못 했다며, 손해는 보지 말자는 마음으로 만들었는데, 흥행에 성공해 한국에서도 개봉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언어를 모르는 나라에 가서 시나리오를 쓴다고 하니 현지 제작사에서 반대했지만, 가족에 관한 이야기는 언어와 무관하게 공감할 수 있다고 도와달라고 설득했던 일화를 들려줬다.
그리고 모 감독의 이런 예상이 적중했다는 걸 관객 수로 입증했다. 심지어 현지에서 한 장애인 관객이 5번이나 이 영화를 본 후 무대인사 때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국적을 떠나 진심으로 레티한(줄리엣 바오 응옥 분)을 사랑해 결혼해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중 사고로 먼저 떠난 정민 역을 맡은 정일우는 줄리엣의 한국어 대사를 쉬운 말로 고쳐주는가 하면, 사랑하는 마음으로 연기했다며, 과거 <거침없이 하이킥> 땐 ‘베트남의 아들’이었는데 이번 영화로 ‘베트남의 사위’가 됐다며 이젠 나이를 먹었구나 싶다고 말했다,
또 좋은 작품이고, 베트남 여행하면서 좋은 기억이 많아서 베트남 작품에 출연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노개런티로 출연했다고 깜짝 고백을 하기도 했다.
투자부터 인력, 열정까지 한국과 베트남이 협력한 영화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는 다음 달 5일 CGV에서 단독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