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의 MBC, 인권 철저히 무시
진보적 성향의 최승호 사장이 취임하자마자 그동안 명절이면 MBC에서 ‘가장 잘 팔리던’ 프로그램인 <아이돌스타 육상 선수권대회>가 폐지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010년 추석 특집으로 시작해 해마다 설 특집과 추석 특집을 제작해 오면서 MBC를 대표하는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다만 MBC 총파업으로 지난해 추석 특집은 제작조차 하지 못하더니, 최근 진행한 설 특집에서 관람 온 아이돌 팬들을 혹사시켜 결국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아육대’ 폐지를 요구하는 글이 올라오기까지 이르렀다.
최근 <설 특집 2018 아이돌스타 육상 볼링 양궁 리듬체조 에어로빅 선수권대회> 녹화에 참여한 팬들은 새벽 5시부터 출입자 확인을 한 탓에 전날부터 밤을 새야했다.
더욱이 오전 8시에 녹화가 시작돼 자정을 넘겨서야 끝나는 바람에 교통편이 끊겨 2박 3일이나 길에서 보낸 팬들이 속출했다.
이들은 트와이스, 비투비, 레드벨벳, 구구단, 여자친구 등의 팬들로 대부분 10대가 많다.
문제는 이들 팬들에 대해 MBC 측에서 어떠한 음식물도 제공하지 않은 것은 물론, 팬심에 카메라에 자신이 좋아하는 팬을 담기 위해 카메라를 꺼내는 순간 퇴장시켜 결국 이들은 하루 종일 ‘꿔다 놓은 보릿자루’ 신세로 전락했다.
심지어 이 대회에 참여하지 않은 아이돌 팬들은 ‘경축’이라며 기뻐하는 진풍경까지 벌어졌다.
문재인 정부는 ‘사람이 먼저다’를 기치로 삼고 있다. 더욱이 최승호 사장 역시 언론의 자유 뿐 아니라, 인권에 대해 소중히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 녹화를 위해 자신들의 ‘슈퍼 갑’ 지위를 이용해 아이돌 수 백 명을 동원해 녹화를 진행하고, ‘팬심’을 이용해 무료로 방청석을 꽉 채우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자행하고 있다.
심지어 이들 팬들을 ‘혹사’까지 시키는데 이는 ‘사람이 먼저다’라는 가치와 철저히 반대되는 행동이다.
방송도 좋고, 양질의 방송을 만들기 위해 광고 수주도 당연히 다 필요하다. 하지만, 시청자이기도 한 아이돌 팬들의 인권을 철저히 짓밟으면서까지 방송을 만드는 것은 왠지 진보적 성향의 사장과 어울리지 않는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