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 동화로 비튼 외모지상주의의 민낯
동화 <신데렐라>를 재해석한 파격적인 영화 <어글리 시스터>가 개봉한다.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착하게 살아온 신데렐라가 계모의 구박을 이겨내고 왕자를 만난다는 꿈 같은 이야기를 기대했다면 오산이다.
영화 <어글리 시스터>는 몽환적인 분위기와 달리 신데렐라의 의붓동생 ‘엘비라’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섬뜩한 공포와 광기 어린 집착을 보여주는 바디 호러 장르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엘비라의 어머니 레베카가 재혼하면서 시작된다. 레베카는 두 딸 엘비라와 알마를 데리고 새 남편의 집에 들어가 결혼식을 올리지만, 결혼식 당일 새 남편이 돌연사하고 남겨진 유산도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다시 재혼하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아진 레베카 대신, 엘비라가 결혼 시장에 뛰어든다. 바로 왕자님의 신부를 고르는 무도회에 초대된 것이다.
이때부터 엘비라의 눈물겨운 ‘아름다워지기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그냥 봐도 아름답고 우아한 의붓언니 아그네스와 달리, 엘비라는 못생겼다는 이유로 남들에게 늘 조롱받는 외모를 가졌다.
어디에서도 인정받지 못한 엘비라는 어머니의 주도하에 끔찍한 고통을 이겨내는 코 시술을 받고, 살을 빼기 위해 레몬 물만 마시며 고통스러운 외모 가꾸기를 이어 나간다.
놀랍게도 이런 노력은 보상으로 돌아온다. 고통을 이겨낸 만큼 아름다워지는 보상이 주어지자, 엘비라는 이제 스스로 나서서 어떤 고통도 마다하지 않게 된다.
영화 <어글리 시스터>는 외모가 곧 경쟁력이자 권력인 세태를 신랄하게 꼬집는다.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아도 아름다운 의붓언니 그레이스는 늘 시선의 중심에 서고, 선생님의 칭찬과 심지어 마굿간지기의 마음마저 얻는다.
하지만 엘비라는 못생겼다는 이유만으로 오로지 조롱의 대상이 된다.
실력과 상관없이 못생겼다는 이유로 공연에서 맨 뒷줄로 밀려나지만, 외모가 달라지자 곧 주연 자리를 차지한다.
이처럼 아름다워지면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자, 엘비라는 아름다움에 더욱 집착하게 된다.
처음에는 어머니의 강요에 고통을 감수했지만, 나중에는 스스로 어떤 고통도 마다하지 않고 결국 파국에 이를 때까지 극단적인 선택을 이어간다.
영화는 현대에 팽배해 있는 외모지상주의가 주변 환경과 시선에 의해 어떻게 강화되는지 자세히 보여준다.
사회적 압박으로 내면이 아닌 외모를 가꾸기 시작하지만, 주변의 긍정적인 반응은 이를 더욱 강화하고, 내면의 아름다움은 점차 그 관심에서 멀어진다.
특히 영화는 이러한 선택의 과정을 충격적인 바디 호러 장르와 결합하여 무엇인가 잘못되었음을 역설적으로 설명한다.
영화 <어글리 시스터>는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장편 작품상과 관객상을 받았고, <제43회 브뤼셀 판타스틱 영화제>에서는 은까마귀상(심사위원특별상)을 받으며 주목받는다. 또한,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 98%는 이 영화가 주는 신선한 충격을 뒷받침한다.
다만, 영화는 아름다움을 위해 성형수술을 반복하고 잔혹 동화에서처럼 발을 자르는 등 신체를 훼손하거나 절단하는 장면이 포함되어 있어 시각적 충격을 넘어 혐오감을 유발할 수 있어 영화 관람 시 주의가 필요하다.
영화 <어글리 시스터>는 오는 20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