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갖게된 프로그램의 반란
이제는 인공지능이 사람의 질문을 이해한 후 답하거나, 승용차가 알아서 주차하거나, 주행하는 일 따위는 더 이상 공상과학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그렇다고 인공지능을 사용하기 위해 엄청난 비용을 지불해야 하거나 고도의 기술을 가진 몇 명만 이용할 수 있는 시대도 아니다.
누구나 하나씩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에 이미 인공지능 비서가 탑재되어 있어 말만 하면 바로 실행되고, 뭐든지 물어보면 답해준다.
심지어 내 사진을 영상으로 만들어주거나 가사만 입력하면 멋진 노래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그래서 이젠 공상과학 영화의 상상력이 한층 더 발전해야 한다.
영화 <트론: 아레스>는 가상세계 속 프로그램을 의인화해 현실세계로 소환한다.
서버에 적(해커)이 침투하면 이를 막기 위해 사람처럼 생긴 보안 프로그램이 출격해 서로 싸우는 것은 물론, 사람의 형상으로 현실세계로 나올 수도 있다는 설정이 눈길을 끈다.
다만, 현실세계에서 단 29분만 그 형상이 유지되는 게 흠이라면 흠이다.
영화는 29분이라는 시간제한을 없앨 수 있는 ‘영속성 코드’를 두고 두 회사의 CEO가 치열한 싸움을 벌이는 과정을 그린다.
이 과정에서 각 회사별로 개성이 돋보이는 라이트 슈트와 라이트 사이클, 라이트 디스크 등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라이트 슈트는 배우들이 하루 10시간을 입어도 편하면서도, 촬영 중 비가 와도 감전되지 않게 설계하느라 ‘영화사상 가장 복잡한 슈트 중 하나’로 손꼽힌다.
프로그램이 감정을 가진다는 점이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과 닮았지만, <어쩌면 해피엔딩>은 감정을 갖게 된 인공지능이 사람처럼 사랑하게 되는데 초점을 둔 반면, 이 영화는 감정을 갖게된 프로그램이 사람의 명령을 거부하는데 초점을 뒀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영화 <트론: 아레스>는 오늘(8일) 우리나라에서 먼저 개봉하고, 북미에선 10일 개봉한다. 참고로 쿠키영상은 1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