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만든 영화 퀄리티는?
재범(양세종 분)이 한 장례식장에 들어서자, 렌터카 기사가 누군가한테 재범의 위치를 문자로 알려준다.
장원과 설아가 빈소에 도착해 자기 돈으로 화환을 주문하고, 가족과 지인 등 여러 유형의 조문객 역할을 할 ‘보조 출연자’를 섭외한다.
그렇게 여느 장례식장처럼 모든 게 세팅되어 가던 중, ‘재범’을 잡으러 조폭들이 들이닥친다.
하지만, 상주 이름에 재범이라는 이름이 없어서 당황한다. 그도 그럴 것이 필리핀에서 온라인 도박으로 큰돈을 번 재범은 매번 이름이 바뀌는 까닭에 국정원에서는 그냥 그를 ‘재범’이라고 부른다.
이들이 장례식장에 들이닥친 것 역시 과거 재범이 다른 조폭한테 잡혔을 때, 집에 돈이 ‘조금’ 있으니 다 주겠다며 돈을 건넸는데, 그 액수가 무려 70억 원이었다는 소문을 들어서이다.
상주 이름을 알 수 없이 얼굴로 재범을 찾던 놈들이, 화장실에서 재범을 발견하고 납치한다.
재범이 납치되자 잠시 후 경찰서로 데려가려던 형사 조민영(김강우 분)과 재범이 경찰에 잡히면 바로 내일 풀어줄 준비를 마친 국정원 비밀요원 이장원(변요한 분)이 장례식장 밖으로 나오고, 장원의 차에서 기다리던 여배우 설아(방효린 분)와 민영과 장원을 뒤따라 나온 TV 시사프로그램 책임프로듀서 김석태(임형준 분)가 한 차를 타고 재범을 뒤쫓아 간다.
한창 재범이 탄 차를 뒤따라가던 중 대형 트레일러에 부딪힌다. 그때 하얀 빛이 비추고, 네 사람은 어딘지 모를 곳에서 깨어난다.
잠시 후, 재범을 데려간 놈들이 나타나고, 곧이어 12지신 탈을 쓴 무리가 등장한다.
이들은 일단 몸을 피하고, 그 과정에서 조계사로 간다. 동물 탈을 쓴 사람(?)들이 이곳까지 뒤쫓아 오자, 사천왕이 깨어나 놈들을 무찌른다.
대웅전에 들어가 스님한테 물으니, 이승과 저승 사이의 중간계를 떠도는 영혼을 잡으러 온 저승사자들이라며, 곧 저승사자의 왕이 올 것이라고 말한다.
영화 <중간계>는 불교에서 저승과 이승 사이에 존재한다고 믿는 ‘중간계’에 간 이들에 관한 이야기로, AI를 활용한 국내 첫 장편영화로, 13일 기자시사회와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지난해 <파인: 촌뜨기들>을 연출하고 있던 강윤성 감독에게 KT 측에서 AI를 활용한 단편영화를 제안해 왔는데, 나날이 발전하는 AI의 기술을 보고 그동안 묵혀둔 시나리오를 엮어서 장편영화를 만들어 보겠다고 제안해 탄생했다고 한다.
당초 2시간 분량으로 제안했으나, 이 영화의 제작 당시 AI의 한계 때문에 분량을 절반으로 줄여 시리즈로 제작키로 했기에 곧 2편도 개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2지신과 사천왕 등 크리처를 AI로 만들었다며 강 감독은 그러나 AI가 배우들을 대체하진 못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아울러, 제작비 산정에 여러 요소가 포함돼 있어서 정확히 CG를 사용했을 때보다 얼마나 더 절감됐다고 말하긴 힘들지만, CG로 5일 정도 걸릴 작업을 AI로 작업하면 1~2시간이면 끝낼 수 있는데다 CG의 퀄리티가 더 높다고 할 수도 없어 앞으로 AI가 더 많이 활용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극 중 설아 역을 연기한 방효린은 현장에서 촬영할 때 어디에 어떤 크리처가 AI로 구현될 것이라고 감독이 자세히 설명해 준 까닭에 AI로 작업하는 게 오히려 더 많은 소통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김강우 역시 배우들이 같이 정해놓고 달려야 해서 오히려 호흡이 잘 맞았다고 말했고, 변요한은 더 안전하면서도 더 적은 회차로 촬영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영화가 전하려는 메시지가 뭐냐는 질문에 강 감독은 관객을 롤러코스터에 태워보자는 생각으로 만든 영화라며, 서로 쫓고 쫓기는 이유를 설명하는데 많은 중점을 뒀다고 말해 ‘보는 재미’에 중점을 둔 영화임을 분명히했다.
국내 최초 AI 활용 장편영화인 <중간계>는 이달 15일 CGV에서 단독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