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포장한 광고?
치매에 걸린 엄마 때문에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귀가하던 미연(길은혜 분)은 느닷없이 차 앞으로 지나가는 강아지 2마리 때문에 식겁한다.
어느 날 아침, 누가 문을 부서져라 두들긴다. 열어보니 3년 만에 만나는 수진(황유주 분)이 문 앞에 서있다.
이제 회사 관두고 강아지랑 함께하는 영상을 올리며 지낸다는 그녀는, 미연이 그동안 연락을 끊은 이유가 엄마가 치매에 걸려서라는 걸 알고 강아지를 키우면 너한테도, 엄마한테도 정신적으로 좋지 않겠냐고 한다.
이에 둘은 강아지 한 마리를 입양한다. 그리고 우연히 ‘해피’가 얼마 전 자기 차 앞을 지나가던 2마리의 강아지 중 어미는 죽고, 홀로 남은 강아지라는 걸 알게 된다.
미연은 차를 무서워하는 해피를 위해 이웅종 소장을 만나 차를 보고도 무서워하지 않게 행동교정을 받는다.
그리고 해피 덕분에 미연의 카페에 찾아오는 어린이 손님들의 반응이 좋아, 미연은 모처럼 행복을 느낀다.
영화 <해피해피>는 ‘해피’라는 개를 입양한 한 여성이 심리적 안정을 찾아가며 다시 행복한(happy) 일상을 찾아가는 내용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가슴 따뜻한 힐링 영화처럼 보이지만, PPL(간접광고)로 범벅된 영화를 가장한 광고라는 느낌이 더 강한 게 사실이다. 게다가 오디오 품질도 좋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영화를 제작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수성 감독은 지난 2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작년에 반려견 온열매트 업체 사장을 만나게 됐는데, 영화를 찍고 싶다길래 만들게 됐다고 한다.
그런 까닭에 실제 이 온열매트와 광고패널은 물론 업체 사장까지 영화에 등장한다.
여기서 그치면 모르겠는데, 카페며 동물병원이며 온갖 업체가 이름 1글자도 바꾸지 않고 그대로 노출된다.
요즘 영화들이 ‘만약 같은 이름의 지명이나 업체명이 있더라도 우연에 의한 것’이라는 문구를 꼭 넣는 분위기와 상반된다.
또 강아지가 주인공이고, 특정업체 홍보를 위해 만든 영화이다 보니까 ‘달달한 멜로’도 없다. 이에 수의사 역을 맡은 신지훈은 “초반에 멜로연기가 있을 줄 알았는데, 동물이 주인공이라 (멜로 장면이) 없어서 힘들었다”며 “같은 역할로 로맨스 있는 역할을 (다시 한번) 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영화 <해피해피>는 오는 29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